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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창조경제, 현장을 가다 게재 일자 : 2013년 12월 10일(火)
개발기간 수년… ‘애니메이션 보릿보개’ 넘겨주는 버팀목
(16) 기업은행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3PAPAS’의 박병순(오른쪽) 대표이사와 한태호(오른쪽 두 번째) 총감독이 직원들과 함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 사무실에서 액션 어드벤처 로봇물인 ‘변신 팽이로봇 로보텍스’의 시나리오를 놓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지난 2일 오후 서울 금천구 가산동 뉴티캐슬에 자리한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3PAPAS’. 전 직원이 모여 회의에 열중하고 있었다. 내년 10월에 모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될 액션 어드벤처 로봇물인 ‘변신 팽이로봇 로보텍스’의 시나리오 점검 작업이다.

한참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6세에서 12세까지 관람이 가능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인 만큼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작비만 해도 33억9000만 원인 ‘대작’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팽이가 로봇으로 변신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발상을 현실로 옮겼다. 팽이완구와 애니메이션이 국내 시장에서만 지난 2001년 출시후 1700만 개 이상 팔리며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어 사업 가능성을 높게 봤다고 했다.

2011년 11월 설립된 이 회사의 박병순(48) 대표이사와 한태호(49) 총감독, 임웅(46) 기획이사, 김성준(41) 이사 등이 모두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만만치 않은 노하우를 축적한 베테랑들이다. 박 대표는 “우리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 아닌 순수 기획·제작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로보텍스 방영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보수적으로 설정해도 2년 내에 50억 원 이상의 순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 같은 사업 성공 가능성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부가사업이다. 완구, 라이선싱을 통해 추가 수익 창출이 가능한 문화콘텐츠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 업체도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작비의 절반은 방송사로부터 투자를 이끌어 냈고, 일본의 유수 완구업체에 관련 완구 개발을 맡긴 상태란다. 3PAPAS는 지난해 6월에는 코트라로부터 서비스업 해외 진출 선도기업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난관은 적지 않아 보였다. 애니메이션,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의 경우 캐릭터 개발에만 3년 이상이 소요되고 이 기간에는 매출액을 기대할 수 없다. 업계에서 ‘보릿고개’라고 부르는 배경이다.

3PAPAS가 힘든 시기를 견뎌내며 앞날을 기약할 수 있게 된 것은 문화콘텐츠 사업의 중요성에 일찍부터 눈을 뜬 한 금융사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로 IBK기업은행이다. 이 회사도 기업은행으로부터 성장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쳐 1억여 원을 지원받았다.

3PAPAS는 기업은행의 앞선 문화콘텐츠 사업의 ‘혜안’을 보여주는 최근 사례다. 기업은행이 미래 먹거리 산업을 키울 동력으로 간주해 일찍부터 투자의 고삐를 죄어온 문화콘텐츠 사업이 최근 창조경제 흐름과 맞물려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9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선 결과, 지난 11월 말까지 2912개 업체에 5203억 원을 대출·투자했다. 고용창출 효과가 빼어난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에만 순수하게 투입된 것으로, 당초 목표치보다 1000억 원가량을 더 초과한 것이다. ‘뿌리깊은 나무’, ‘빛과 그림자’, ‘더킹 투하츠’, ‘7급 공무원’, ‘광고천재 이태백’, ‘최고다 이순신’, ‘설국열차’, ‘타워’, ‘연가시’ 등의 작품이 모두 기업은행 문화콘텐츠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았다.

이는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지난 2002년 도쿄(東京)지점 근무때 일본 애니메이션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고 난 후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 중 하나가 문화콘텐츠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조 행장은 ‘센과…’ 작품 제작에 한국인 애니메이터가 여럿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우리나라의 문화콘텐츠 산업에도 잠재돼 있는 ‘성공 DNA’가 충분함을 느꼈다고.

기업은행의 지원 노력은 국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2012년 1월 문화콘텐츠사업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올해 7월에는 문화콘텐츠 금융부로 확대 개편한 데서 확인할 수 있다. 이정은(여·34) 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부 과장은 “총 13명의 다양한 문화콘텐츠 분야 경력을 지닌 전문가들이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창출 효과가 빼어난 이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체계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54개의 문화콘텐츠 거점 지점과 53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도 꾸려져 탄탄한 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다.

기업은행은 문화체육관광부와도 손잡고 2012년부터는 3년 일정으로 100개 이상의 ‘문화콘텐츠 강소기업’을 선정해 대출부터 투자, 컨설팅까지 돕는 사업도 시행 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인의 기술력, 창의성에 자본과 비즈니스 노하우가 결합할 경우 문화콘텐츠 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며 “문화콘텐츠 기업의 든든한 금융파트너이자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mail 이민종 기자 / 산업부 / 부장 이민종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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