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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12월 13일(金)
‘독특한 융합의 혼혈사회’ 멕시코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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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이준명 지음 /푸른역사

‘용광로’(Melting pot)라는 단어는 미국의 인종 혼합을 지칭할 때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다른 민족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미국인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낸 형태에 이 용어가 과연 적절할까.

저자는 이에 의문을 표시하고, 가장 적절하게 정의된 나라는 ‘멕시코’라고 주장한다. 서로 다른 재료가 섞여 새로운 물질로 거듭날 때 용광로의 진정한 의미가 읽힌다는 것이다.

스페인의 식민지 지배가 300여 년 지속되면서 멕시코는 인종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백인, 원주민, 흑인 간의 결합으로 탄생한 혼혈, 즉 메스티소(Mestizo)가 전체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저자는 “멕시코는 미국처럼 토착민과 이민자가 함께 공존하는 다원성의 사회를 이룬 것이 아니라, 원주민과 이주자가 하나로 융합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사회와 인종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한다.

인종에서 시작된 ‘용광로 의식’은 문화에서도 독특한 융합의 양상으로 나타난다. 가령 스페인이 가져온 가톨릭은 원주민의 반감을 통해 가톨릭과 토착신앙이 자연스럽게 융합된 독특한 가톨릭 신앙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멕시코의 혼혈 사회 형성이 토착민과 이주자, 토착문화와 외래문화 사이에서 벌어지는 배척과 수용, 반목과 조화의 과정을 통해 나타난 융합의 흔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멕시코 역사를 훑는다.

융합의 과정은 ‘신화와 종교’ ‘메소아메리카와 스페인’ ‘독립과 혁명’ ‘문화와 예술’ ‘혼혈과 사회’라는 5개 영역으로 나눠 살핀다. 모두 지배자의 시각에서 조명한 식민 사관이 아니라, 피지배층의 입장에서 기술한 독립 사관이라는 점에서 새롭게 읽힐 듯하다.

멕시코의 용광로 문화는 결국 단일민족국가 개념이 강한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0년대 후반 들어 매년 10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국내에 정착하고 있는 데다, 외국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 ‘다문화 가정’의 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민족, 다문화로 진입하며 혼혈 사회를 이루고 있는 한국에 멕시코 역사는 적절한 길라잡이가 될 수 있을까. 이질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시각이 필요한 때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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