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주택시장 정상화 立法 더 미루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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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한양대 교수·도시공학

지난 정기국회에서 주택시장 정상화 입법(立法)은 생색만 내는 데 그쳤다. 재건축의 차선책에 불과한 수직증축 허용은 바람직한지 의문스럽고, 취득세 영구 인하는 입법화되지 못함으로써 시장에서 거래를 지연시켰던 요소가 제거됐다는 의미를 지니는 수준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종합부동산세의 재산세로의 통합 등 중요한 법안들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이러한 법안들의 통과가 지연되면 부자 감세가 저지되는 게 아니라 결국 향후 서민층의 주거비 부담이 증가할 뿐이다.

현재 전세값은 오르는데 미분양주택 적체 물량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전세 제도의 구조상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전세가 오르더라도 굳이 신규 주택을 임대 사업용으로 구입해 봐야 만족스러운 투자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다. 싫든 좋든 누군가 주택을 구입해 임대주택으로 시장에 내놓도록 해야 임대료가 안정된다.

더 이상 고성장을 기대하기가 힘든 사회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는 득(得)보다는 결국 임차가구의 주거비용을 높이는 독(毒)이 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종부세는 안정적인 투자 여력이 있는 계층의 민간 임대사업에 대한 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는 폐지가 당연하다.

민간 임대사업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수익률이 보장돼야 한다. 간단한 사례로 종부세를 내고 있는 투자자가 서울시의 평균적 아파트 가격인 4억 원을 기준으로 2억 원의 전세가 들어 있는 아파트에 투자한 경우를 살펴보자. 안정적인 연간 가격상승률 3%가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자기 투자금액 2억 원에 대한 전세 임대아파트의 세전 수익률은 6% 정도로 발생하게 된다. 현재의 조세 제도로 계산해 보면 2% 정도의 세후 수익률이 기대될 뿐이다. 이는 은행 담보대출 금리보다도 낮다.

다른 선택도 있다. 현재 매입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경우 5년 이상 임대하면 양도세 중과를 적용하지 않는다. 종부세도 감면해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등록 임대사업자의 수는 그리 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유는 노출된 임대소득과 관련된 조세 및 준조세 비용이 그런 조세 감면 혜택을 상쇄하기 때문이다.

또한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년간 가격 상승이 누적되면 누진세율로 30% 이상의 일반세율로 양도세가 부과될 수 있다. 결국 장기간 임대하더라도 양도세 부담은 그다지 줄지 않는다. 여기에다 전세에도 과세되는 임대소득세, 재산세, 구입 시 지불했던 취득세 및 관리비용 등을 고려하면 세후 수익률은 3%대로 감소하게 된다. 현재의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조세 감면의 틀이 그다지 매력적이지가 않다는 말이다.

시장 정상화를 통한 민간 임대주택시장 활성화의 목표는 투자 여력이 있는 계층으로 하여금 안정적인 장기임대가 가능한 시장 여건을 조성케 하여 서민 임차가구의 장기 거주와 주거비 안정을 달성하는 데 있다. 임대료 규제가 역할을 할 필요가 없는 시장 여건을 선제적으로 조성한 독일이 좋은 사례다. 대표적으로 10년 이상 임대하는 민간 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및 0%대의 저리 융자 등 적극적인 공급자 지원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주택시장이 침체기를 벗어나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과거와 같이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대하기란 어렵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따라서 현실적인 임대소득세 징수와 더불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는 시급한 문제이며, 종부세의 재산세와의 통합도 필수적인 전환점이다. 국회의 입법 뒷받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