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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12월 20일(金)
“여성 性欲은 동물적…낯선 곳서 男보다 더 자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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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여자들이 일부일처에 적합하게, 남자보다 정숙하게 태어났다고 주장해 온 진화심리학에 반기를 들며 여성의 성욕에 대한 사람들의 통념을 깨트린다. 사진은 미국 뉴욕을 무대로 각각 독립적인 일과 사랑을 추구하는 30대 독신녀 친구들 4명의 일상을 그린 영화 ‘섹스 앤드 더 시티’의 한 장면.
욕망하는 여자 / 대니얼 버그너 지음, 김학영 옮김 / 메디치


22세 전후의 ‘평균적인 매력을 가진 남녀’를 대학 캠퍼스로 보내 200명의 이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게 했다. 또 데이트 신청을 받은 모두에게 즉흥적인 질문도 던지게 했다. “오늘밤, 저와 함께 보낼래요?”라고. 그 결과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50% 정도는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남학생의 4분의 3 정도가 하룻밤 섹스도 좋다고 응답한 반면 여학생은 모두 하룻밤 섹스를 거부했다. 40년 전에 미국에서 실시된 이 실험 결과는 남자와 여자가 가진 욕망의 본질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그 차이의 폭을 논의할 때도 여전히 자주 거론되는 자료다. 남자는 어쩌다 만난 사람과의 우발적인 섹스도 마다하지 않는 반면 여자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미국의 과학 저술가인 저자는 ‘남성은 수시로 성욕을 느끼지만 여자는 친밀한 관계가 선행되어야 섹스를 할 수 있다’는 등 거의 상식처럼 통한 여성의 성욕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다.

저자는 ‘성과학’을 토대로 여성 성욕의 실체를 보여주고, 진화심리학의 신화를 깨트린다. 진화심리학은 여자들이 일부일처에 적합하게, 남자보다 정숙하게 태어났다고 주장해 왔다. 또 여성은 선천적으로 절제심이 더 강한 성(性)이라고 말한다.

이는 날 때부터 정해진 표준이며 그래야 정상적이라고 가르치는 것. 저자는 “흔히 여자는 선천적으로 일부일처제라는 규범에 더 협조적인 지지자이며 생물학적으로도 이 충실함에 더 적합한 성적 자아를 가졌다고 여겨 왔다. 우리는 이 동화 같은 이야기를 여전히 굳게 믿는다”며 “이런 믿음에 힘을 보태고 있는 학문이 있으니, 바로 여자와 남자를 비교한, 그 근거도 빈약한 성 이론으로 우리의 의식 전반을 지배하며 우리의 공포를 잠재우고 있는 진화심리학이다”고 일갈한다.

책에 따르면 성과학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여성들은 성적 자극에 대해 남자 못잖게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다양한 조합의 성행위 영상을 보면서 즉각적으로 흥분했으며, 설문조사에서는 ‘관심이 없다’고 대답한 여성들도 몸의 반응은 달랐다. 진화심리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문화와 사회적 학습, 관습 등이 욕망을 억누르고 있지만, 여성들의 몸은 원초적인 본능에 따르며 성적 자극에 강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저자는 방대한 연구 자료와 행동과학자, 성과학자, 심리학자 및 수많은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성의 성욕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성의 욕망은 기본적으로 대단히 동물적이다”고 역설한다.

책은 ‘삽입 섹스만이 오르가슴에 이른다’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주장도 틀렸다고 말한다.

이는 여자의 성적 만족이 남자에 의존한다는 의미인데, 오늘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여자는 클리토리스에서 만족을 느낀다. 또 오래된 파트너의 익숙함은 ‘관계의 친밀함’과는 무관하게 성욕에 재를 뿌린다. 남편이 설거지와 청소를 도와준다고 해서 성욕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상황, 낯선 장소에서 성적 매력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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