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읽읍시다>아이에게 낯선 ‘밤’의 이야기 들려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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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초등학교에서(오카다 준 지음, 양선하 옮김/국민서관) = ‘신기한 시간표’ ‘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등 아이들의 일상을 소재로 언제나 빛나는 환상의 세계를 펼쳐온 오카다 준의 신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책을 펼치게 한다. 결과는 ‘역시 오카다 준’이다.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라는 친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아이들에게 가장 낯선 시간인 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린벚꽃 초등학교에서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게 된 한 남자. 근무 첫날 밤 그는 운동장에 앉아 쉬고 있는 거대한 거인을 보게 된다. 이어 토끼가 수프를 끓이고, 브레멘 음악대가 나온다. 학교에서의 마지막 날, 이 모든 그의 이야기는 멋진 책으로 탄생한다.

유년시절 돌아보며 아버지와 화해…

★마법의 꽃(정연철 지음/비룡소) = ‘주병국 주방장’ ‘생중계 고래싸움’을 쓴 동화작가 정연철의 첫 청소년 소설이다. 열아홉 주인공 소년이 유년 시절을 돌아보며 아버지와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시골 집을 떠나 기숙사에 머물면서 학교를 다니던 기범은 몇 년 만에 고향집을 찾는다. 가족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술로 세상을 살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고향집에는 엄마와 동생만 남아 있다. 자신이 쓰던 오래된 빈방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쓰던 일기장을 발견한 기범. 그 속에서 아버지와 집을 둘러싼 자신의 상처를 발견하지만, 동시에 어두운 기억에 가려져 있던 즐거웠던 순간순간도 존재했음을 알게 된다. 유쾌한 소동과 따뜻한 순간들. 그 순간이 그를 지탱시키는 위로가 된다.

다친 노루와 우정 나누는 ‘잔잔한 감동’

★바람으로 남은 엄마(박상률 지음, 허구 그림/휴먼어린이) = 그리움과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여섯 편이 묶인 단편집. 떠난 엄마를 잡지 못한 은지(바람으로 남은 엄마), 뜻하지 않은 사고로 동생과 단둘이 남게 된 숙이(바다의 소녀), 북에 두고 온 자식을 그리워하는 할머니(바람과 참새들), 비어가는 농촌을 지키는 허수아비(허수아비와 허수아들), 다친 노루와 우정을 나누는 석이(석이의 아침), 힘든 현실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연지(연지의 열두살) 등 애잔한 삶 속에서도 자기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전해준다.

짓궂은 장난에도 함께 지내는 아이들

★하늘색 목도리(구스노키 시게노리 지음, 마쓰나리 마리코 그림, 김난주 옮김/시공주니어) = 초등학교 교사로 도서관 관장으로 오랫동안 어린이와 학부모를 지켜봐온 구스노키 시게노리의 작품은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어린이와 어른 모두 감동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도 어린이들이 실수하고, 상처받으면서도 성장해 가는 과정과 이를 지켜보는 어른들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신이치와 단짝 야스오는 전학생 요스케와 집으로 가는 길에 친해진다. 몸이 약한 요스케는 신이치와 야스오의 짓궂은 장난에 시무룩하면서도 늘 함께 한다. 어느 날 요스케가 신이치와 야스오의 가방을 모두 들고 있는 모습을 요스케 엄마에게 들킨 뒤 이들 관계는 서먹해진다. 겨울방학, 신이치와 야스오는 요스케가 궁금해 그의 집을 찾아가지만 그냥 돌아오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