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수의 마흔 이후 남자의 생존법>존중받기 원한다면 먼저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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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어린 시절 가장 강조하셨던 것 중의 하나가 ‘인사를 잘하라’는 것이다. 동네 어르신들을 만나면 가던 길을 멈춰 서서 깍듯이 인사드리고 어르신이 물으면 웃으면서 대답하고 길을 비켜 서서 어르신이 지나가실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사람의 모양을 하고 예의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짐승만도 못하다고 아버지는 종종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성장하면서 제일 잘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밝은 미소로 사람들과 인사를 주고받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기분 좋은 출발은 인사에서 시작된다. 밝고 따뜻한 표정으로 마주하는 순간 주고받는 모든 것들이 기분 좋게 만든다. 부드러운 표정은 따뜻한 목소리를 만들어 내고 주고받는 인사 가운데서 행복감을 경험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대접받는다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남자들이 소위 말하는 명예, 자존심, 성공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다. 그런데 아침에 주고받는 인사 속에는 남자들이 추구하는 인정욕구를 가장 만족시킬 수 있는 감정이 담겨 있다. 인사를 주고받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사회적인 대인관계도 잘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소위 첫인상의 법칙이 결정되는 시점도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는 순간이다. 관계의 첫 단추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장 짧은 순간 가장 많은 것을 주고받는 시간이 인사하는 바로 그 순간이다.

남자들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인사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많다. 자신이 우월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급자로서 권위자로서 존중받고 싶어 상대방이 인사해 주기를 바란다. 정말 기분 좋은 인사를 받는 방법은 내가 먼저 가장 기분 좋은 인사를 하는 것이다. 나보다 젊은 사람에게 어른이 기분 좋게 인사하는데 젊은이가 대충 인사할 수는 없는 법이다. 내가 쾌활한 목소리로 밝은 미소와 함께 인사하며 다가갈 때 상대방은 더 즐거운 인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인사해 주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먼저 인사하자. 나의 밝은 인사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내 인생의 울타리로 불러들이자. 그리고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면 행복의 메아리가 내 인생의 울타리를 즐겁게 만들어 줄 것이다.

내 주변에 있는 가족들과도 어색한 관계를 갖고 있는 중년들이 많다. 그들은 다 성장한 자녀들과 친해지는 법을 묻는다. 마주치는 순간마다 따뜻한 인사를 주고받아 보자.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아버지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자녀들이 먼저 밝게 인사하며 다가올 것이다. 한순간에 회복될 수 없는 부모자녀 사이를 회복시켜 주는 방법 중에 인사보다 좋은 것은 없다. 왜냐하면 나에 대한 좋은 감정과 친밀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직장에 경력직 한 사람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분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깍듯하게 절하듯 인사를 하는지 모든 사람들이 그 사람 앞에서는 겸손한 태도를 취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 사이에 신뢰를 얻게 되었고 곧 승진까지 했다고 한다. 아무렇지 않은 듯 사소하게 여겼던 인사 하나가 장래를 바꾸는 인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영국의 청교도들은 가장 어렵고 힘든 시절에 핍박당하고 소외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가 서로 만나면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The Best is yet to come)”라고 인사를 주고받으며 격려했다고 한다.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게 나는 어떤 말로 인사를 나눌 수 있을까? 나는 이렇게 인사한다. “오늘은 특별히 좋은 날입니다.”

Leeyuesu@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