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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4년 01월 10일(金)
싱글대통령의 성공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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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국제부장

미첼 바첼레트(62) 칠레 대통령 당선자가 오는 3월 11일 취임식을 갖고 칠레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내각제 국가에서 총선 승리를 통해 집권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에 비해 바첼레트 당선자는 ‘직선’으로 선출된 지도자라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공통점이 더 많다.

넉넉한 풍채에 부드러운 표정, 선한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인 바첼레트 당선자는 소아과 의사로 활동하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됐고, 정부 입각 6년 만에 집권당의 대통령후보가 될 정도로 대중적 흡인력이 큰 리더다. 모든 것을 가졌을 법한 그이지만,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 의해 아버지를 잃었고 쫓기듯 떠난 동독 유학 생활 중 이혼을 겪는 등 아픔도 많았다. 그가 2005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인구의 70% 이상이 가톨릭인 국가에서 이혼 경력이 있는 싱글맘에 대한 주변의 시선이 따가웠지만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음으로써 정면돌파했다. 재임중엔 저소득층 여성들이 자립에 나설 수 있도록 어린이집 확대에 심혈을 기울여 인기를 얻었다. 그의 퇴임 때 지지율은 84%였다.

지난해 2월 25일 그가 박 대통령의 취임 경축 사절로 방한했을 때 인터뷰를 하며 ‘싱글 대통령의 성공 조건’을 물은 적이 있다. 독신 상태에서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뒤 유엔여성기구를 이끌던 그의 비결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는 “남편이 없었기에 오히려 정부 현안이나 다른 업무에 더 집중하기 쉬웠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조건을 붙였는데 “배우자는 없어도 되지만 어떤 문제든 허심탄회하게 협의할 수 있는 친구나 동료는 필수적”이라는 것이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이것은 아니다”고 직언할 수 있는 참모가 곁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그는 일과 후엔 늘 퇴근해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지냈다고 했다.

바첼레트의 경험을 박 대통령에게 그대로 대입하기는 힘들 것이다. 살아온 이력과 스타일, 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바첼레트는 싱글 대통령이라는 핸디캡을 친구와 동료, 참모의 집단 파워로 극복했고 재선에도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 경험을 참고할 만하다.

박 대통령의 불통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많은 부분은 대중과 괴리돼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데 기인한다. 전임 대통령들에 비해 공개 일정이 없는 날이 부지기수이고, 저녁 행사도 거의 없다. 박 대통령 스스로 기자회견 때 “퇴근 이후 관저에서 보고서를 보는 시간이 제일 많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보고서가 현황 파악에 유용한 도구일 수는 있어도 복잡한 현실 문제를 푸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소통이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토론하고 논쟁하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바첼레트는 국가적 난제를 만날 때마다 국민적 공감과 연대를 통해 풀었다고 했다. 사람과의 직접 소통보다 보고서에 의존하는 모노톤 업무 스타일로는 동시다발적으로 밀려오는 국가적 복합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이 성공한 싱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바첼레트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muse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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