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논란>교수 3명이 4개월동안 9種 교과서 평가

한국사 교과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검정하는 영어, 수학 등의 교과서와 달리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교육부의 위임을 받아 검정하고 있다.

한국사 교과서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다른 교과서와 함께 검정했었지만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2011년부터 국편이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검정심의위원회에서 검정한다. 기존의 검정 과정보다 한 단계 더 전문적인 과정으로 평가됐지만 검토기간, 인원, 예산 등에서 문제를 드러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검인정 교과서에 대한 심사는 국편(한국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영어·사회 등), 과학창의재단(수학·과학)이 나눠 담당하고 있다. 이 중 한국사 교과서는 위원장 1명과 연구위원 8명, 검정위원 6명으로 이뤄진 국편 검정심의위에서 담당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검토기간과 인원, 예산 등에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출판사가 1월 9∼11일 제출한 교과서 9종을 심사해 그 가운데 8종을 추려 5월 10일에 발표했다. 이후 수정기간이 있지만 실질적인 검토는 1월 11일에서 5월 10일까지 4개월 동안 끝난 셈이다. 검정위원도 충분치 않다. 교과서 9종의 검정을 맡은 검정위원은 모두 15명이지만 내용조사와 표기·표현 심사를 맡은 연구위원 8명과 위원장을 빼면, 실제 교과서를 심사하는 검정위원은 6명이다.

이 검정위원 중 교사 3명은 교과서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실제 내용의 검증은 교수 3명이 맡는다. 이들 교수 3명이 4개월간 교과서 9종의 선사∼고대사, 고려∼조선시대, 근현대사를 나눠 살펴봐야 했다. 시대별로 전공자가 1명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셈이다.

예산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6명의 검정위원 수는 예산 부족으로 11명에서 5명이 줄어들었다. 국편은 정부 지원 없이 출판사가 부담한 돈으로 교과서 검정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