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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이와 읽읍시다 게재 일자 : 2014년 01월 17일(金)
정감 넘치는 추억의 맛 ‘후루룩’ 일상속 풍습 가슴 따뜻하게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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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꼬랭이(이춘희 글, 권문희 그림/사파리)= 2003년 ‘똥떡’을 시작으로 지난 10년 동안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라는 부제로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가 20권이자 마지막 권인 ‘국시꼬랭이’ 출간으로 완간됐다. 똥떡, 책보, 고무신기차, 막걸리 심부름 등 사라진 (혹은 사라지고 있는) 우리의 작은 일상사를 어린이의 시각으로 담아낸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14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어린이책 분야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시리즈의 타이틀이자 마지막 권의 제목인 ‘국시꼬랭이’는 국수를 만들 때 면을 가지런히 하기 위해 반죽의 두 끄트머리를 잘라낸 자투리 반죽을 이르는 말이다. 누구나 다 아는 굵직한 문화가 아니라 잘려 나간 국시꼬랭이처럼 우리 삶의 자투리를 보여주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그대로 담겨 있는 제목이다. 국시는 국수를, 꼬랭이는 꼬리를 이르는 사투리이다. 물론 이 작은 국시꼬랭이 조각에는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일상과 정서가 녹아 있다.

뻐꾹새가 우는 어느 여름날 엄마와 동네 아주머니들이 콩밭을 맨다. 재원이와 성원이는 아주머니들이 밭고랑에 수북이 뽑아 놓은 풀들을 밭머리로 열심히 나른다. 배가 고파진 이들 형제는 엄마에게 새참을 먹자고 조른다. 엄마는 밭일하는 아주머니들과 함께 먹기 위한 국시를 준비하러 간다. 엄마는 밀가루에 콩가루를 넣어 반죽을 하고, 아이들은 국시꼬랭이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난다. 국시꼬랭이를 작은 불덩이에 천천히 구워 벙글벙글 잘 부풀어 오르게 하면 맛있는 간식이 되기 때문이다.

드디어 엄마가 국시꼬랭이를 건네주자 동생 재원이자 냉큼 혼자 다 먹으려고 한다. 이에 형 성원이가 아궁이를 가로막자 재원이는 성원이의 다리 사이로 국시꼬랭이 한 조각을 던진다. 화가 난 형은 물을 끼얹어 불을 꺼버린다. 이들 형제는 국시꼬랭이를 먹을 수 있을까.

모든 것이 풍족한 요즘 아이들에게는 국시꼬랭이 한 조각에 울고 웃는 이들 형제의 이야기가 낯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작은 것 하나에 감사하고, 별것 아닌 일에 행복해하는 옛이야기가 요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또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어른들은 잊고 있었던 가슴 따뜻한 그 시절의 풍경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맛있는 간식을 서로 먹겠다고 아웅다웅하는 형제의 모습, 동네 사람들이 함께 품앗이하며 새참을 나눠 먹는 정이 가득한 풍습, 넉넉지 않은 속에서도 이웃과 가족을 생각하고 위했던 그 시절 사람들의 모습이 편안하고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잘 묘사돼 있다. 특히 티격태격하는 형제의 표정과 장난기 가득한 동네 아이들의 모습이 예쁘다.

한편 책의 끝에 자리하고 있는 ‘작가가 들려주는 우리 문화 더 잘 알기’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국수와 국시꼬랭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국수와 국시꼬랭이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기계로 뽑아낸 국수만 보아온 요즘 아이들은 물론이고 이 책을 읽는 엄마들도 국수 만드는 과정을 간접 경험할 수 있으며, 엄청나게 크고 얇디얇은 국수 반죽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특별히 시리즈 전권의 글을 쓴 이춘희 작가의 어머니가 손수 전통 방식으로 국수와 국시꼬랭이 만드는 과정을 실연해 보여, 책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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