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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4년 01월 20일(月)
시리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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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애리/국제부 선임기자

이스라 알 마스리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남쪽에 위치한 야르무크에서 태어난 어린 소녀다. 한창 재롱을 떨 나이지만, 아랍권 뉴스매체 알자지라 등이 최근 보도한 동영상 속의 이스라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먹지 못해 해골처럼 변해버린 얼굴과 앙상한 팔 다리, 노랗다 못해 누렇게 변해버린 피부를 한 이스라는 지금 야르무크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수많은 어린이와 어른들 중 한 명에 불과할 뿐이다. 반군이 장악한 이곳을 정부군이 7개월째 봉쇄하고 공격을 퍼붓는 바람에 먹을 것을 포함해 생필품이 바닥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동영상 속에서 엄마로 추정되는 한 여성 품에 안겨 있던 이스라는 이내 축 늘어지더니 결국 카메라 앞에서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시리아 내전이 햇수로 4년째를 맞으면서 전해지는 현지 사정은 처참하기 짝이 없다. 야르무크에서만 지난해 10월 이후 어린이를 포함해 주민 50여 명이 굶어죽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군과 반군 간의 교전으로 봉쇄 상태에 놓인 사람이 전국적으로 25만 명에 이르고, 약 1000만 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들 중 5세 이하 어린이가 100만 명이 넘는다. 그동안 내전으로 사망한 사람은 약 13만 명, 난민은 약 250만 명에 이른다. 지난 18일부터 봉쇄를 뚫고 야르무크에 소량의 식량이 들어가기 시작했다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시리아 내전은 갈수록 양상이 복잡해져 언제쯤 평화가 깃들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쿠웨이트에서는 최악의 인도적 위기에 처한 시리아 주민들을 돕기 위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유엔의 목표액 65억 달러에는 비록 미치지 못했지만, 참가국들은 총 24억 달러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우리 정부도 500만 달러를 내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2년 200만 달러, 2013년 400만 달러를 지원한 것까지 포함하면 시리아 지원 규모는 모두 1100만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같은 날,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을 겨냥한 성명을 내놓아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다. “시리아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비참할 정도로 부족하며, 한국의 기여도가 적정한 수준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명은 물론 한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도 이른바 ‘문제국’으로 지목했다.

1100만 달러가 적은 액수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다만, 한국이 높아진 경제적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해줄 것을 요구하는 압력이 높아졌고, 앞으로 그 압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란 이야기다. 최근 정부가 확정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2조2700억 원. 국민총소득(GNI)의 0.1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치인 0.3%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현 추이로는 정부가 약속한 2015년 0.25%는 그야말로 허무한 ‘공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벌이고 있는 엔화 살포 외교를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이제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지원 외교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점이다.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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