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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평 게재 일자 : 2014년 01월 23일(木)
‘공무원 정보’ 더 개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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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덕/서울대 교수·행정학

한국에서 공무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이들은 20세기 중반의 ‘해방 정국’과 정부 수립에 이어 6·25 전쟁과 전후 복구 과정에서 늘 그 중심에 있었다. 20세기 후반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통해 국가 주도의 산업화 정책을 이끌었는가 하면, 외환위기 직후에는 신(新)자유주의 최소국가 개혁을 추진하기도 했다. 국민 신뢰도 면에서 선출직보다는 다소 높지만 민간 부문에 비하면 훨씬 낮으며, 경제 규모가 세계 15위권에 드는 나라의 부패인식지수를 40위권에서 맴돌게 만드는 주역이기도 하다. 그런데 막상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해 일반 국민은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2013년 공무원 총조사’ 결과에 흥미를 갖게 되는 이유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일반직 공무원(약 33만 명)의 약 70%가 9급 공채 출신이라고 한다. 필수 시험과목이 국어·영어·한국사인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원래 9급 공무원은 고졸 출신이면 충분히 임용 가능하도록 마련된 계급이다. 그러나 이들의 82%가 대졸 출신이며, 평균 ‘72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거쳤다고 한다. 이처럼 공직을 희망하는 고학력자가 많은 것은 민간 부문에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9급으로 신규 임용된 공무원들의 월평균 초봉이 모두 합쳐 156만 원(세전)에 불과하다는 발표 자료를 보면, 공직 선망의 사회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인 것도 같다. 공무원 가운데 16%만이 이직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는 또 다른 안행부 자료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번 안행부 자료를 보면, 9급으로 공직을 시작하는 사람이 5급으로 승진하기까지 평균 25년이 걸린다고 한다. 25년을 단숨에 뛰어넘는 행정고시에 젊은이들이 그처럼 목을 매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유능한 젊은이들이 공직을 선호하는 것을 굳이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의 경우 본래부터 공직은 그다지 인기 직종이 아니었다. 게다가 레이건 행정부 이래 지속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해 공무원들의 질(質) 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발표 자료에는 전체 공무원에 대한 여성 공무원의 비중이 5년 전에 비해 조금 더 늘어 41%를 차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30대는 약 50%, 20대 이하는 68% 등 연령대가 낮을수록 여성의 점유 비율이 높아 조만간 남성을 위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5년 전에 비해 육아 휴직이 100% 증가했다는 고무적인 자료도 포함돼 있다.

이처럼 몇 가지 흥미로운 자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안행부가 발표한 공무원 총조사 결과는 우리나라 공무원의 특성을 다면적으로 이해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든 공무원들에 대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공통적인 질문들이 있다. 공무원들은 정책 수행 과정에서 과연 누구의 시각에서 접근하고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가, 그들이 특정 사회집단의 이익을 대변하지는 않는가, 아니면 그들 스스로가 하나의 강력한 이익집단인가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 예로, 프랑스 관료제의 부정적인 측면을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인 ‘기술관료제(technocracy)’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원자력 관리 부문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질문들은 정부가 아니라, 학계나 언론계에서 정교한 분석을 통해 해답을 찾아야 할 연구 주제들이다. 그렇지만 학자들이나 언론인들이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는 정부만이 수집하고 공개할 수 있다. 공무원 개인의 신상 자료가 아니라, 집합적 자료로서 공직 등용의 방법이나 성별 외에도 출신 학교와 전공, 출신 가정의 계층, 지역적 특성, 종교, (앞으로 다문화가정의 시대가 좀더 본격화할 경우) 인종 등에 대한 기술 통계는 일차적으로 필요한 자료들이다. 모든 직급별 그리고 기관별 자료가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정책 수행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도가 높은 5급 이상 공무원들에 대한 자료는 특히 중요하다. 공직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기초 통계 자료들을 수집하고 개방함으로써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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