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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1월 24일(金)
‘생각의 껍질’ 두꺼우면 새로운 것 못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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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경계 / 김성호 지음 / 한권의책

사람의 두뇌는 낯선 것, 새로운 것, 관심 있는 것을 접할 때 긴장감과 더불어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것이 학습과 지식의 형성이 이뤄지는 과정이다. 이 책은 새로운 생각이 처음 생겨나는 시작점을 ‘경계’로 보고, 생각이 지식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열두 가지의 단계로 설정하고 있다. ‘경계’를 통해 사람은 기존에 가졌던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 무한한 지식의 세계로 확장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낯설고 새로운 것을 접할 때 우리는 경계에 서게 된다. 낯선 사물을 오랫동안 응시하면서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살피고, 각자의 뇌에 잠재된 요인에 의해 독창적인 방식으로 보고 듣고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생각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이다. 이와 반대로 익숙한 것은 이미 생각의 경계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경계 안에 있는 사물은 특별히 주의를 요하지 않는다.

따라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생각의 경계면을 맑고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경계면이 먼지로 덮이면 생각의 껍질이 두꺼워져 새로운 생각을 만나도 알아차릴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의 경계는 무지와 불확실성으로 그 특성을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무지와 불확실성은 관심·응시·호기심·교감이라는 인지적 특성을 낳는다.

저자는 지식도 ‘주변 지식’과 ‘본체 지식’으로 분류해 생각하라고 말한다. 예부터 사람의 생존에 필요한 환경 적응적 지식이 본체 지식이라면,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지식들은 무익한 주변 지식에 불과하다는 것. 무분별한 소음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고 양질의 주변 지식을 일관성 있게 습득함으로써 하나의 본체 지식을 탐구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목표가 없는 지식 품팔이 일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한정적인 조각 정보들을 이용해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고 전체의 상을 가늠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통계학의 관점에서 저자는 사람에겐 지식을 축적하는 유사한 코드가 있음을 발견했다. 사람이 접하는 지식은 매우 제한적이고 때로는 왜곡된 상태로 얻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부작용이 사람의 생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다양한 연구사례와 참고 자료를 들어 보여준다.

저자는 “지식은 하나의 생명체와도 같다”고 말한다. 지식은 머릿속에서 생겨나 강화되고, 시간이 지나면 쇠퇴하기도 하며, 왕성하게 활동할 때는 스스로 진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생명력을 갖고 있다. 지식이라는 생명체를 어떻게 잉태하고 성장시켜 키워 나갈지는 생각의 흐름에 집중하는 데 달려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을 통해 사람의 생각이 얼마나 유연하게 전이되고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지, 이와 반대로 얼마나 특정한 영역이나 틀에 얽매이고 고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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