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원코리아’ 정책 펼쳐야… ‘원차이나’보다 훨씬 강력할 것”

정부가 선제적 국제공조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견인하기로 대북정책의 틀을 수정하고 나선 가운데 한국도 ‘원 코리아(하나의 한국·One Korea)’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상 그동안 북한의 ‘후견국’ 역할을 했던 중국이 앞으로 대북 압박에 적극적으로 동참할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커트 캠벨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한반도 통일문제와 관련해 “한국은 ‘원 차이나(One China)’ 정책을 펼쳤던 중국의 선례를 따라 ‘원 코리아’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라면서 “한국이 ‘원 코리아’ 개념을 추구한다면 ‘원 차이나’ 정책보다 훨씬 더 강력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코리아 정책은 한국과 북한은 한 국가이고, 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는 대한민국이라는 개념이다. 중국 역시 중국과 대만은 한 국가이고, 중화인민공화국이 대표한다는 정책을 펼쳐왔다.

이와 관련,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월 30일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강연에서 “한국이 지난 25년간 추구해온 ‘두 개의 한국’은 북한의 변화를 촉진한다는 본질적 목표에 비춰볼 때 명백히 실패했다”라면서 “국제관계의 현실 속에서 북한의 존재를 인정하는 ‘두 개의 한국’ 정책을 포기하고 ‘원 코리아’정책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도 최근 언론 기고문에서 “우리가 ‘두 개의 한국’ 정책을 채택한 이후 북한은 개혁과 개방은커녕 핵개발과 선군정치로 역사의 흐름에 역행했다”고 언급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 강행과 관련해 대북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국책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의 왕쥔성(王俊生) 아시아연구부 박사는 지난달 발간된 ‘2014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발전보고서’에서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오판하는 일이 없도록 북한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2009년까지는 미국과의 북한 급변사태 논의에서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캠벨 전 차관보는 “중국 정부와 2009년 북한 급변사태를 논의한 사실이 있는데, 중국은 가급적 일반적 사안을 논의하려고 했기 때문에 세부적인 수준에까지 들어가지 못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