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37% 지난해 영업이익으론 이자도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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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장사들의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도 37%로 급증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보다 경영지표가 더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3일 비금융업 상장회사 1536개사의 2008∼2013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10개 경영지표 중 매출액 증가율 등 6개 지표의 지난해 1∼3분기 실적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보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증가율은 2009년에도 플러스(1.33%)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0.10%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총자산 증가율은 2009년 7.81%였지만 2013년 3.04%로 떨어졌고, 유형자산 증가율은 2009년 8.04%에서 지난해 2.42%로 하락했다. 특히 매출액 1조 원 이상인 148개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0.48%) 감소폭이 전체 조사 대상 기업보다 컸다.

성장성 지표들은 2010년 이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매출액 증가율은 2010년 17.09%에서 2011년 5.67%, 2012년 4.50%로 떨어졌다. 총자산 증가율도 2010년 11.86%에서 2011년 10.09%, 2012년 3.94%로 하락했다. 유형자산증가율 역시 2010∼2012년 사이 9.79%, 8.12%, 3.04%로 하락세를 보였다.

상장기업 전체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지급이자 비용으로 나눈 것)은 지난해 4.19배로, 2009년 3.46배보다 상당히 개선됐지만,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 한계기업은 지난해 37.6%로, 2009년 27.6%보다 10%포인트 늘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잠시 반등했던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지난 3년 동안 저조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0년 7.34%에서 2011년 5.75%, 2012년 5.28%, 2013년 5.62%로 계속 하락했다. 특히 2009년 6.18%보다도 낮아졌다.

하지만 상장기업들의 안정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2009년에 비해 부채비율과 자기자본비율이 소폭 개선됐고 차입금의존도는 약간 높아졌으나 뚜렷한 추세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홍성일 전경련 금융조세팀장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다소 높아진 것과는 달리 기업 매출액은 마이너스 성장했으며 올해에도 내수부진, 신흥국 금융불안과 같은 대내외 위협요인으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