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性, 기적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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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안녕? / 크리스틴 바넷 지음, 이경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아프리칸 러브 스토리 / 대프니 셸드릭 지음, 오숙은 옮김 / 문학동네

위대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신간이 잇따라 출간됐다. 자폐증 천재 아들의 꿈을 되찾아준 엄마의 경험을 담은 ‘제이콥, 안녕?’과 수십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고아 동물들을 보살펴온 이야기를 담은 ‘아프리칸 러브 스토리’는 어머니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제이콥, 안녕? = 생후 18개월, “안녕?”이라는 인사에 환히 웃던 아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또래보다 정교하게 구사했던 말도 점점 줄더니 이내 말문을 닫아버렸다. 책은 미래의 노벨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천재 자폐아 제이콥 바넷에게 행복한 일상과 가치 있는 진로를 열어준 한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 에세이다.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틴 바넷은 아들 제이콥이 생후 18개월 때 자폐증을 진단받은 직후부터 전 세계가 주목하는 천체물리학자로 거듭나기까지의 역경과 기적의 세월을 가슴 뭉클하게 그려냈다.

제이콥은 지능지수(IQ) 170을 돌파하며 측정 시스템을 초월할 만큼 계속 높아지고 있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이나 스티븐 호킹 박사의 지능지수인 160을 훨씬 능가하는 수치인 것이다. 제이콥이 재능을 발휘하기까지는 저자의 아들에 대한 믿음과 소신있는 양육법이 절대적인 영향을 발휘했다. “내가 제이콥의 놀라운 능력에 사로잡힌 채, 그저 자아도취에만 빠져 있었다면 어땠을까. 제이콥이 얼마나 특별한 아이인지 의식하기 시작했다면? 그랬다면 나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제이콥한테 좋아하는 일을 하게끔 해주고 어린 시절을 찾아주려고 애쓴 노력이 내게는 유일한 나침반이었다.”

현재 제이콥은 미국 인디애나-펴듀대의 슈퍼스타로, 상대성 이론의 확장에 힘쓰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책엔 제이콥이 자폐증 진단증 진단을 받는 순간부터 홈스쿨링 과정, 놀이치료의 과정, 제이콥이 대학에 입학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천체물리학자가 된 성장기가 순서대로 담겨있다.

◆아프리칸 러브 스토리 = 저자는 코끼리 신생아를 인공수유로 키우는 데 최초로 성공한 인물이다. ‘고아 야생동물의 어머니’라 불리는 저자는 케냐의 풍부하고 다양한 야생동물들에 대한 깊은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오랜 세월에 걸친 관찰 끝에 올바른 사육법과 우유 조제법을 완성했다. 저자의 선구적인 노력은 수많은 코끼리와 코뿔소를 비롯해 많은 동물을 죽음에서 구해냈으며, 횡행한 밀렵으로 거의 절멸 상태에 내몰린 검은코뿔소의 멸종 위기를 막았다. 수십 년간 동물들과 교감을 나눠온 저자는 생사의 순간에서도 인간의 손에 고통받아온 코끼리의 마음을 이해하려 한다. 그는 코끼리 엘리너의 도움으로 죽을 고비에서 살아나고, 자신을 대리모로 알고 자란 동물들의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결심한다. 책은 저자의 조상이 1820년대 스코틀랜드에서 아프리카에 건너간 뒤 그와 주변인물들이 밀렵 근절 및 케냐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고군분투한 이야기를 담았다.

고아 동물들의 야생 복귀를 위한 양육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지만 코끼리, 검은 코뿔소, 얼룩말, 몽구스, 영양 등이 인간과 나눈 우정 이야기가 읽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책은 또한 저자와 차보 국립공원의 관리소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셸드릭의 아름답고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혼의 짝’인 데이비드가 세상을 떠나자 저자는 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야생동물 트러스트를 설립하고, 나이로비 국립공원 내 고아탁아소를 세운다. 책은 독자들이 지구의 정당한 거주민으로 살아가야 할 다른 동물들과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오프라 윈프리 등 많은 명사가 추천한 책으로 영화 제작을 앞두고 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