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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4년 02월 14일(金)
“학생 인권만 넘치고 교사들은 설 자리 없어”
김명수 한국교육학회장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김명수 한국교육학회 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충정로 문화일보에서 균형 잡힌 한국사 연구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munhwa.com
“역사교육 너무나 중요… 필요하다면 이념투쟁도 불사해야”

원로(元老)의 사전적 의미는 한 가지 일에 오래 종사해 경험과 공로가 많은 사람이다. 존경과 예우를 받아 마땅하지만 진정한 원로는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한 사회에 부채의식을 느낀다.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감이다. 우리 사회에도 원로를 자처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권위의식에 빠져 의무보다 예우의 수준에 신경을 곤두세우거나 남들은 평생 한 번도 힘든 자리를 두세 개씩 거치고도 자리라면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는 ‘나이만 원로’ 역시 적지 않다. 더구나 첨예한 갈등이나 불투명한 미래로 사회가 혼란에 빠질 때 경륜을 바탕으로 사심 없는 고언을 내놓기는커녕 후학보다 더 권력의 눈치를 보며 입을 닫는 ‘무소신 원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교육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명수(66) 한국교원대 교수는 원로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 한국교육학회는 교육학을 전공한 교수와 연구원, 교사 3000여 명이 가입해 있는 국내 최고의 교육학술단체로 교육부 장관을 포함, 교육계의 걸출한 인물들을 다수 배출했다. 더구나 김 회장은 39년 동안 서울강서중학교 교사, 한국교원대 교수, 교육 관련 학회의 주요 직책 등을 두루 거쳤다. 그러나 지난 10일 인터뷰를 위해 서울 중구 충정로 문화일보를 방문한 김 회장은 외모만 보면 동네 복덕방 아저씨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소탈했다. “별 아는 것도 없는 사람이 이렇게 인터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인사말은 전혀 의례적으로 들리지 않아 내심 ‘인터뷰가 부실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자 그는 거의 모든 교육현안에 대해 확실한 자기 소신을 밝혔다. 특히 그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자신이 없어 교사직을 피하려 했다가 교사가 돼서는 자신을 따르는 아이들을 보고 행복을 느껴 밤늦게까지 문제학생을 가르쳤다’고 과거를 회고할 때, ‘교장이나 교사나 학생은 주어진 직무만 다를 뿐 동등한 존재로 권위의식이 아니라 동등한 관계에서 교육현장의 질서를 찾아야 한다’고 자신의 교육관을 밝힐 때, ‘통일이 되면 고향인 평안북도 정주에 가서 중학교 교사를 할 것’이라고 생의 마지막 소원을 말할 때 ‘좋은 스승’을 만났을 때 느낄 것 같은 믿음이 가슴 한편에 차올랐다.

―최근 조금 잠잠해졌지만 얼마 전까지 교육계를 포함, 거의 우리 사회 전체가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싸고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청소년들이 공부할 교과서 문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우리사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대단히 불행하고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역사교육에서 이념 문제가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의 정체성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우리 헌법에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명시돼 있는데 어떤 명분으로든 이를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과거 우리 역사연구에 있어 식민사관이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식민사관은 우리 역사를 왜곡함으로써 우리 정체성을 부정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식민사관을 극복한다며 등장한 진보성향의 사람들이 역사교육을 좌지우지하면서 대한민국 정체성에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이유를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서울대 국사학과가 그런 사람들을 키워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 있는 많은 교수와 교사들이 좌편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구나 좌편향의 사람들은 큰 목소리를 냅니다. 보수성향의 교학사 교과서 채택률이 0%에 가까운 사실이나 좌파 및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이 교학사를 협박하고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를 찾아가 행패를 부린 일은 국가적·국민적 수치입니다. 어떤 성향을 갖든 바른 역사관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나와 다르다고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교학사 교과서가 상대적으로 오류가 많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보수진영에서조차 한국사 교과서를 바로잡는 문제가 중요하지만 보수성향의 한국사학자들이 충분한 준비 없이 조급하게 대응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 주 저자인 이명희 교수와 오류 문제를 논의했는데 이 교수는 ‘교과서 전체를 놓고 오류를 지적해야 하는데 맥락은 빼고 특정 문구나 단어만을 갖고 흠을 잡은 것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문제가 된 ‘위안부가 (일본군을) 따라다녔다’는 표현도 일본군이 위안부를 관리했고 그들이 끌고 다녔다는 맥락 속에서 표현된 것인데 그냥 ‘따라다녔다’는 단어 하나만 갖고 문제를 삼았다는 겁니다. 이 교수는 그런 식으로 따지면 진보 측 교과서에도 흠잡을 것이 많다고 반박했습니다. 어쨌든 보수진영에서 교과서를 서둘러 만든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각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무조건 안 된다거나 맥락을 따지지 않고 표현만으로 흠을 잡는 태도는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사 학계의 좌편향이 심합니까.

“교과서 저자들뿐만 아니라 한국사 학계 자체에 좌파들이 많습니다. 한때 식민사관을 극복한다는 명분하에서 좌파적 시각이나 연구가 당연하게 보였지만 이제는 좌편향이 너무 심해져 원래 의도했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사 연구와 교육에 있어 균형된 시각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이번 기회에 한국사 과목을 아예 없애자고 이야기하지만 역사교육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이념 투쟁도 해야 합니다.”

―일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도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보십니까.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진보진영에서 끊임없이 의식화를 한 결과라고 봅니다. 실제로 교원양성대학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회 형식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이들은 예비교사들을 포섭합니다. 그런 식으로 의식화 작업이 20여 년간 끊임없이 계속돼왔습니다. 따라서 1, 2년 내에 이런 좌편향을 완화해 균형을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이러다 보니 학교나 학회에서 보수성향과 좌파성향 교사나 학자 간의 반목도 심합니다. 물론 학교 현장에는 여전히 좌편향에 물들지 않은 교사가 다수입니다. 그러나 이런 교사들은 목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반면 좌파성향 교사들은 10∼20% 수준일 텐데 목소리가 크고 학부모나 시민단체 등을 동원해 교장 등을 압박하기도 합니다. 대학이나 연구소의 한국사 학도들도 우리 역사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화한다고 하는데, 역사 연구나 역사 교육도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상황인 만큼 반드시 균형을 잡아야 하고 특히 교육에서는 균형적인 시각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검인정 교과서 체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국정 교과서 체제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정 교과서 체제로의 전환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수학이나 외국어 교과서의 경우 다양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국사와 국어는 국가가 나아갈 방향,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르치는 중요한 과목입니다. 따라서 국가가 분명하게 방향을 정해줘야 합니다. 지금처럼 이념적으로 대립할 바에는 차라리 국정 교과서 체제로 가거나 정부가 교과서 집필과 관련된 세부 지침을 내려야 합니다. 역사 교과서에 관련해서만큼은 균형잡힌 시각을 갖고 가이드라인을 만들 조직이나 시스템이 꼭 필요합니다.”

―현재 교과서 검인정을 맡고 있는 국사편찬위원회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없습니까.

“국사편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좌파에 끌려다녔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국사편찬위원회 구성원들 중 좌편향을 보이는 사람이 다수라는 분석이 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대 위원장들이 그런 성향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조직 구성이 그러니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이뤄진 철도불법파업처럼 경영진의 결정에 조직원들이 불복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정부는 국정교과서 체제 전환보다는 교육부 내 편수조직을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국가교육과정 정책자문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함수곤 전 교육부 편수국장께서 ‘과거 편수국 인원이 60명에 달했는데 지금은 교과서 편집과 수정 업무를 제대로 담당하는 공무원이 사실상 하나도 없는 게 문제인 만큼 우선 편수사들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고 서남수 장관이 편수조직 확충을 선언했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문부성이 역사교과서 출판과 관련, 특정 역사적 사실이나 사안을 어떻게 기술하라고 일일이 지침을 내립니다. 교과서 편수조직 확충은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교과서를 둘러싸고 이념 대립이 심한 경우 교육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제대로 된 역사관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지침을 내려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쟁과 대립이 계속되면 국정 교과서 체제로의 전환도 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학입시에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정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정부가 한국사 교육의 좌편향을 개선하려 한다면 유용한 대안이라고 봅니다. 제가 같은 맥락에서 제도를 바꾼 적이 있습니다. 교원임용시험 응시생은 반드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 이상을 받도록 한 것이 그것입니다. 더불어 객관식 시험을 모두 논술로 바꿨습니다. 당시 김관복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이 이 제도는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지지했는데 교육부에 있으면서 교사들의 역사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시행 2년 차인데, 도입 당시 반대가 많았지만 지금은 잘 시행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역사 교육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논란이 제기되겠지만 올바른 방향을 향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다 보면 결국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교육 일선의 좌편향 문제를 얘기하려면 전교조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봅니다. 최근 정부가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는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전교조가 지금까지 한 행동들은 법외노조화를 자초한 것입니다. 전교조는 모든 문제를 법에 호소해왔는데 스스로 법을 어겼습니다. 교원은 법이 아니라 교원의 양심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원은 절대 정치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전교조는 사실상 정치에 참여해왔습니다. 전교조가 노조원인 교사들의 연금 등 복지후생 문제를 다루는 것은 당연하지만 국가 교육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일제고사로 불리는 학생평가에 대해서도 교사들이 결정할 권한이 없습니다. 전교조가 너무 나서니까 피로감이 높아져 현장의 교사들 사이에서도 전교조를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제 전교조도 초기 정신을 되살려 교육현장의 혁신 등과 같은 자신의 길을 찾아가야 합니다.”

―요즘 대학입시제도는 워낙 복잡해서 학부모는 물론 학교 일선에서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대학입시 간소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사실 지금의 수능도 대입전형을 간소화한다며 들여온 제도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수능이든 본고사든 선발권을 가진 대학이 자율적으로 입시안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그간 계속 대안을 만든다고 했지만 계속 문제가 생겼습니다. 궁극적인 해결책을 못 만들 바엔 대학에 자율권을 주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중학교 재학 중 자신의 적성이나 장래 희망 등에 대해 고민하고 현장경험도 할 수 있는 자유학기제가 시행될 예정입니다. 취지는 좋은데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처음엔 반대했는데 자세히 보니 좋은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잘 보완해 추진되면 선생님도 학생도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교육은 본인이 성숙해가면서 스스로 깨우치는 것입니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바로 그것입니다. 따라서 교사는 가르치기보다는 학생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다만 좀 더 여유 있게 시간을 두고 제도를 시행했어야 합니다. 덮어놓고 전면 시행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교육정책이라도 정권이 바뀌거나 교육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폐기되거나 수정되면 오히려 교육의 난맥상만 초래하게 됩니다. 이명박정부하에서 이주호 당시 교육부 장관이 수능의 외국어영역 시험을 대체하겠다며 추진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National English Ability Test) 등 주요 정책들이 폐기됐습니다. 교육정책은 장단점을 평가한 뒤 단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전 정권의 정책은 무조건 폐지하는 경향은 없어져야 합니다.”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해서는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입장차가 뚜렷합니다.

“학생인권조례가 아니더라도 지금 학교현장에서는 넘칠 정도로 학생 인권이 보장되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야단치거나 학생들에게 회초리를 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교사들은 지금 무력증에 빠져 있습니다. 제자 중에 초등학교 교사가 있는데 학생들이 너무 말을 안 들어서 야단을 쳤더니 때려보라고 달려들었고 나머지 학생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이댄다며 힘들어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이 남침을 못하는 이유가 우리나라의 중학교 2학년이 무서워서’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중학교 2학년이 아니라 초등학교 5학년까지 내려왔다고 합니다. 이 정도로 교사의 인권이 보장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인권조례는 특정 이념하에 정치적 목적을 갖고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미 제정된 조례를 막을 수 있는 건 학부모밖에 없습니다.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교사는 여전히 국왕(국가)과 부모를 대신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권위가 있어야 아이들을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문화일보가 지난해부터 매주 목요일 인물면에 게재하고 있는 ‘좋은 선생님’ 시리즈가 교사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신뢰를 되살리고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교육현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교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대통령 신년사에서 교육 이야기가 거의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우선 대통령께서 선생님 기를 살려주는 말씀을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학교와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 학교에는 교장이 교장으로서, 교사가 교사로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오직 아이들의 인권만 있는 상황입니다. 수년 전 학교에서 공청회를 했는데, 한 학부모가 야구방망이를 들고 들어와 선생님을 끌어내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후 외부인의 학교출입을 제한하자는 의견 많이 나왔는데 저는 반대했습니다. 오히려 그럴수록 학부모들이 현장을 제대로 보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교육에 몸담은 지 수십 년이 지났는데 학교 얘기만 나오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물론 선생님들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발언을 자유롭게 하면서도 질서가 유지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미국에 있을 때 영어를 잘 못해 의사소통이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학교를 가지 않는 토요일에 가방을 메고 스쿨버스를 기다릴 정도로 학교 가는 것을 즐거워했습니다. 그 이유는 선생님들이 칭찬을 많이 해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선생님들은 칭찬에 인색합니다. 학부모들도 자녀 교육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 부모들은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맞춰 아이를 몰고 가려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교사에 대한 신뢰나 존경심이 싹틀 수 없습니다.”

―체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체벌은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평교사 시절 체벌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 아이를 낳고 나니 남의 아이들에게 체벌을 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체벌도 결국 신뢰의 문제로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리지 않고 지도해도 아이들이 교사를 따라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해주는 교육이 아니라 마음을 활짝 열고 먼저 다가가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선생님이 우월한 위치에 서서 체벌로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은 결국 물을 마실 생각이 없는 말을 억지로 강가로 끌고 가는 것과 같습니다. 열정을 갖고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가깝게 다가가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교육의원 일몰제를 유지하고 교육감 자격에서 교육경력을 배제하는 결정이 나와 교육계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교육감은 교육에 관한 전문성을 갖춰야 합니다. 따라서 5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갖도록 자격조건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이를 배제하면 교육감의 정치화 등 많은 부작용이 생길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교육감을 광역단체장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하자는 주장에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시장과 교육감이 같은 당 출신으로 유사한 정치색을 띠게 되면 지역별 교육정책이 시장과 교육감의 정치성향에 따라 갈리는 등 국가교육정책에 엄청난 난맥상이 초래될 것입니다. 러닝메이트제가 되면 실제로 교육감이 시민보다 시장 눈치를 더 볼 것이고 공무원들도 줄서느라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광역의회 의원과 별도로 교육의원을 선발하는 것을 중단하는 교육의원 일몰제에 대해서는 찬성합니다. 현재 교육의원 대부분이 전직 교사들로서 마치 교원 정년연장제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구나 이들이 패거리를 지어 시도교육청 인사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가 하면 금품을 받는 등의 비리문제까지 생겼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반드시 소속 상임위 전문가가 아니듯 이제 기초의원들이 교육의원을 맡아도 된다고 봅니다.”

인터뷰 = 박민 사회부장 min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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