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경쾌… 화폭 거니는 서울남녀

  • 문화일보
  • 입력 2014-02-1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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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걸어가는 서울사람을 간결한 검정선과 경쾌한 색으로 형상화했다. 안경 귀고리 모자 신발 같은 외양은 드러나지만 정확한 표정은 알 수 없는 익명의 인물이다. 휴대전화를 비롯해 물병, 카메라, 쇼핑백 등 공통적으로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다.

평면페인팅과 빛나는 발광다이오드(LED)패널 작품으로 단순화한 인물화를 발표해온 영국 작가 줄리안 오피(56)가 서울사람을 주목한 신작을 선보인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에서 3월 23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는 우산을 쓴 채 바삐 걷고 있거나(사진), 패션감각이 돋보이는 서울남녀들이 등장한다. 아트페어 등을 통해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오피는 2009년 국제갤러리 첫 개인전에선 무용가, 컬렉터 등 자신의 지인이 등장하는 작품을 발표했다.

“갤러리를 통해 건네받은 사진, 서울 신사동과 비 오는 날 사당동에서 한국작가가 촬영한 3000여 장의 사진 중 움직임과 옷 액세서리 같은 디테일이 흥미로운 인물을 화폭에 옮겼습니다. 전체적으론 추상적이지만 구두의 끈장식처럼 영감을 받은 부분은 구체적으로 담았습니다.”

지난 13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전작에선 채색보다 회색 검정 위주로 우중충하고 그림자가 많았으나 서울 이미지에선 빨간 레이스나 모자 같은 장식을 강화해 보다 사실적인 표현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계받은 사진 속 옷을 잘 차려입은 사람들, 높은 구두, 털모자, 감각적인 가방 등 사람마다 캐릭터가 독특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사진 이미지를 컴퓨터에 입력한 후 애니메이션 작업처럼 드로잉화하는 등,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 작업한다. 물감 대신 52개의 색비닐을 잘라 붙여 색을 살린다. 편편한 표면과 그래픽 같은 색감의 비닐페인팅 외에도 LED 소재의 영상작품에는 미니멀한 형태와 감각적인 색이 어우러지며 사람들이 끊임없이 움직인다.

전시장에는 런던의 보행자를 주목한 1인 인물화 및 대형 두상을 형상화한 입체작품 2점도 선보인다. 작가는 런던 거리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에서 17∼18세기 전신초상화 속 위엄 있는 왕 여왕의 이미지를 읽어내며 작가 특유의 초상화를 시도한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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