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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4년 02월 20일(木)
韓 ‘비공식 루트’ 관행 · 中 ‘방첩 의지’ 충돌… 외교 문제화
■ 양국간 ‘공식화 할 수 없는’ 딜레마 뭔가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한·중 양국 간에는 공식화할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는 것이 정부 소식통과 중국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중국 공안당국의 ‘방첩’ 행위와 이른바 중국 내 ‘협조세력’과 은밀한 거래를 활용해 왔던 공안당국의 미묘한 입장이 외교 문제와 얽히면서 민감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안당국은 간첩 혐의로 극형에 처해질지도 모를 중국 내 협조세력도 보호해야 하지만 그동안 형성해 놓은 ‘대북 정보망’이 무너질 수도 있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공안당국이 중국 내 대북첩보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기관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뒷거래’라는 구시대적인 정보활동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한 중국 소식통은 2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중국 공안이 국익 수호 차원에서 외국에 협조하는 세력 차단을 위해 외교적 채널을 통해 제동을 건 것”이라며 “수사당국이 궁지에 몰리면서도 중국 내 협조세력 보호 차원에서 시원하게 해명을 할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보활동에 불편한 시각을 갖고 있는 중국 공안당국이 이번에 ‘시범 케이스’로 차단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소식통은 “문건이 조작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면 그동안 공들여 온 정보망이 무너지는 엄청난 손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공안당국은 왜 이 같은 공식 외교채널이 아닌 협조세력이 필요했느냐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치열한 첩보전이 펼쳐지고 있는 중국 내에서의 민감한 상황에 주시한다.

중국 선양(瀋陽)은 북한 접경 지역으로 동북아에서 첩보전이 가장 치열한 곳으로 통한다.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은 자국민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워 한국정부의 공식적인 업무처리에 대한 협조를 원활하게 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공안당국의 안일한 판단은 문제로 지적된다. 공안당국은 간첩혐의로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34) 씨를 기소했는데 증거불충분으로 1심에서 무죄가 나오자 2심에서 다급한 나머지 ‘위조의혹 문서’를 제출하면서 문제를 더 키웠다. 공안당국이 1차에서 위조의혹이 일고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던 이유도, 확보한 자료에 문제가 있다고 자체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구나 국가정보원이 1986년 김양기 씨 간첩조작 사건에서 영사증명서를 조작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결국 문제는 공안당국이 스스로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간첩사건의 본질이 정치화되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면서도 “증거재판주의에서 수사당국은 명백한 증거로 국민과 여론을 납득시키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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