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유우성 측 中서 발급받은 문서 2건… 찍힌 관인, 육안상 차이 없어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국가정보원과 유우성(34) 씨 측이 중국 싼허(三合)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소)으로부터 각각 발급받은 문서에 찍힌 관인이 육안상으로 볼 때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감정을 통해 두 관인이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 국정원이 문서를 위조했다기보다는 싼허변방검사참 내부에서 상반되는 문서를 발급한 것이라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20일 “싼허변방검사참에서 발급된 두 문서의 관인은 정식 감정을 받지는 않았지만 육안상으로 볼 때 차이를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반면 유 씨 측 변호인은 “두 문서의 관인은 같거나 비슷해 보인다”고 인정하면서도 “정교하게 위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두 문서는 양식도 비슷하지만 서체는 서로 다르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황설명서나 회신은 일정한 형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내용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는 일종의 확인서”라며 “담당자에 따라 서체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 씨 측 변호인은 “싼허변방검사참 차원에서 내부 진상조사를 벌였지만 국정원 문서를 발급해 준 담당자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유 씨 측은 지난해 11월 26일 싼허변방검사참으로부터 ‘출·입·입·입으로 돼 있는 유 씨의 중·북 출입경(국)기록이 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생긴 오류’라는 내용의 ‘정황설명서’를 발급받아 12월 6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국정원은 12월 13일 ‘유 씨 측이 발급받은 정황설명서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의 ‘정황설명서에 대한 회신’을 발급받아 검찰에 인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3일 유 씨 측이 받은 ‘정황설명서’의 내용은 사실이라고 인정한 반면 국정원이 받은 ‘정황설명서 회신’은 위조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거조작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검찰 진상조사팀은 싼허변방검사참 발급 문서를 포함해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문서의 진위 여부를 검증할 방침이다.

박영출 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