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공개 강의 質 향상에 도움”

교수 이름과 강의별 점수를 공개하는 강의평가제가 수업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동국대 교수학습개발센터가 발표한 ‘강의평가 결과 공개가 강의 개선에 미친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이 대학이 강의평가 점수를 공개한 2008년 이후 강의평가 점수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강의평가 공개 이전에는 연간 강의평가 점수 상승률이 0.44%에 그쳤으나 강의평가를 공개한 이후에는 연평균 7.23% 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강의평가 공개 이전 점수는 평균 153.6점에 그쳤으나 강의평가 공개 이후에는 평균 165.57점으로 올랐다.

강의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교원들의 숫자 또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의평가를 공개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년 대비 강의평가 점수가 상승한 교원 비율은 62.9∼67.0%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전년도 강의평가 점수에서 하위 50%에 해당했던 교원들 가운데 평균 78%가 다음해 강의평가 점수가 상승한 것으로 집계돼 강의평가 공개가 강의평가 점수가 낮은 교수들에게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소위 ‘철밥통’으로 불리는 전임교수들이 비전임교수에 비해 강의평가 공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주목할 만한 결과다.

지난 2011년 기준 전체 교수(1025명) 가운데 65.4%인 671명이 전년 대비 강의평가 점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임교수의 경우 전체 450명 가운데 71.7%인 323명이 전년 대비 점수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 동국대 교수는 “교수들 사이에서도 농반진반으로 누구는 강의평가를 잘 받고 누구는 못 받는다는 말을 한다”며 “전에는 1시간 30분짜리 수업을 50분 만에 끝내는 교수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렇게 못한다”고 말했다. 다른 교수도 “매번 떨리는 마음으로 강의평가 결과를 받아본다”며 “강의평가를 공개한 이후에는 아무래도 전보다 학생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