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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3월 07일(金)
영조가 사랑한 ‘고추장’… 그 맛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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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맛 / 안대회 외 지음 / 문학동네

18세기를 ‘계몽주의 시대’라고 한다. 달랑베르와 디드로의 ‘백과전서’가 그 이름에 값한다. 지식의 욕망이 폭발한 18세기, 식탁에도 혁명이 일어났다. 18세기 지구촌의 맛은 혀끝의 감각일 뿐 아니라, 욕망의 코드였고, 격랑의 문화였다. 목숨을 건 목표였고, 국가통치의 도구가 되기도 했다.

18세기의 사탕수수 이야기는 씁쓸하다. 이미 16세기 유럽의 연회장에서는 설탕의 사용이 권력에 비례했다. 17세기 유럽인들이 설탕맛에 열광하면서, 제국의 힘이 발휘된 식민지의 설탕재배 현장은 끔찍해졌다. 최주리 이화여대 교수는 18세기 캠페인을 보고했다. “8가구가 19년 6개월 동안 설탕섭취를 금하면 100명의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내용에서 18세기 지식인의 노예제 고민을 볼 수 있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조선의 설탕사정을 전한다. 18세기 조선에서 꿀맛이 최고였는데 중국과 일본에서 사탕이 전해져서 왕의 탕약에만 조금씩 넣어드렸다는 어이없는 이야기다.

18세기를 휩쓴 문화의 맛으로 차(茶)가 압권이다. 17세기 말 영국은 중국차를 수입하여 ‘모든 의사가 추천하는 중국의 신비한 음료’라고 전했다. 민은경 서울대 교수가 소개하는 18세기 영국판화 ‘티테이블’ 이야기를 보자. 중국 도자기에 차를 마시는 영국 귀부인들의 우아함이 가관이다. 18세기 조선의 학자들에게도 중국 차가 관심이었다. 정민 한양대 교수는 그때 마침 중국 강남을 출발한 차무역선이 조선에 표류해 조선에서 이 차를 10년간 우려 마셨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를 전해준다.

18세기 초 영국 빈민가의 여성도 취하게 했다는 진(gin)을 금하고자 영국정부는 맥주를 권장했다. 타운리 경은 노래로 권했다. “예술은 당신(맥주) 덕에 성공적으로 발전합니다.” 조선의 고추장이 18세기에 비로소 빚어졌고, 국왕 영조가 사랑했다. 하필이면 자신의 탕평책을 부정한 조종부 집의 고추장이 영조의 입맛에 딱 맞았을까. 중국의 건륭황제는 강남지방 거지닭(叫花鷄)을 좋아했고, 이 시절 조선선비들은 하돈(河豚·바다 돼지)의 맛에 목숨을 걸었다. 오늘날의 복어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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