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기다렸다! 프로야구 29일 ‘화려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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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는 23일이면 시범경기가 모두 끝나고 2014년 정규 리그 개막이 눈앞에 다가오게 된다. 올해 프로야구는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확대에 따른 외국인 타자 등장으로 한층 볼거리가 많아졌다.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대이동 속에 전력도 상당히 평준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흥행 요소가 늘어나면서 프로야구는 2년 만의 700만 관중 시대 재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1. 2014 프로야구, 언제부터 열리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정규 리그는 29일 개막한다. 야쿠르트가 2년 연속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대회 공식명칭에 ‘한국야쿠르트 세븐’이 들어갔다. LG와 두산의 잠실 라이벌전을 비롯해 삼성과 KIA가 대구구장에서, 넥센과 SK가 문학구장에서, 롯데와 한화가 사직구장에서 각각 개막 2연전을 치른다.

9개 구단 체제여서 개막부터 휴식일이 걸린 NC는 4월 1일부터 KIA와의 광주 3연전으로 정규 리그를 시작하게 된다. 올해 정규 리그는 팀당 128경기를 치르며, 8개 상대 구단과 홈·원정 8경기씩 16차전씩을 치르는 스케줄이 짜여졌다. 퓨처스(2군) 올스타전과 1군 올스타전은 7월 17∼18일로 예정돼 있다.


2. 삼성, 4연패 야망 이룰 수 있을까

삼성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정규 리그·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달성했다. 올해도 구단 캐치프레이즈에 ‘전설이 되자(Be Legend)’는 문구를 넣으면서 4연패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의 이탈을 겪어야 했다. 리그 최강 마무리투수였던 오승환(32·한신)이 일본 프로야구로 떠났고, 1번 타자 배영섭(28)은 경찰청에 입대했다.

새로운 용병 투수 JD 마틴(31)마저 전지훈련 도중 부상을 입어 1∼2개월 결장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삼성이 약팀으로 전락한 것은 아니다. 채태인(32)과 최형우(31), 박석민(29) 등 강타자들이 있고, 이승엽(38)도 부활을 노리고 있다.

용병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7)는 공수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릭 밴덴헐크(29)와 함께 배영수(33)와 장원삼(31), 차우찬(27), 윤성환(33) 등 토종 4인방이 버티는 선발진의 무게감은 여전해 4연패에 도전할 여력이 충분하다.


3. 명감독 김응용, 웃을 수 있나

프로야구 통산 최다승(1518승) 감독이자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명장’ 김응용(73) 감독은 지난해 한화를 맡아 승률 0.331로 꼴찌라는 치욕을 겪었다. 올 시즌 김 감독은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전망은 어둡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 뒤 한화는 FA 시장에서 공격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4년간 총액 70억 원에 정근우(32)를, 총액 67억 원에 이용규(29)를 각각 영입했다. 이용규는 개막전 합류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국가대표 1번 타자를 맡을 수 있는 선수들을 한 번에 끌어모아 최고의 테이블 세터진을 구축했다.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 2명은 모두 교체. 투수 안영명(30)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고, 좌완 윤근영(28)도 급성장했다. 지난해 입단한 투수 최영환(22)도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주전급으로 발돋움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팬들의 눈물을 잊지 않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4. ‘부산갈매기’ 열기 돌아올까

지난 시즌 롯데는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전년보다 관중이 43.7%나 급감하며 충격에 빠졌다. 2013시즌을 앞두고 홍성흔(38·두산)과 김주찬(33)을 FA로 떠나보내며 팬들의 불만이 폭발한 데다, 성적까지 좋지 못해 관중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충격을 받은 롯데는 ‘거품 연봉’ 논란까지 감수하며 프랜차이즈 포수 강민호(29)에게 4년간 총액 75억 원을 안겨주고 잔류시켰다.

FA 시장에서 거포 최준석(31)을 영입했고, 좌완 에이스 장원준(29)도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팬들의 불만사항이던 낡은 전광판을 메이저리그 전광판으로 교체했고, 사직구장 입장료도 동결했다. ‘부산 갈매기’들도 호응하는 분위기다. 29일 개막전의 경우, 2만7500석 가운데 프리미엄석과 지정 테이블석, 1루 측 홈 응원석이 인터넷 예매 1시간 만에 동나는 등 외야 자유석 1000장과 현장판매용 1000석을 제외한 2만5500석이 이미 팔렸다.


5. 몰락한 명가 KIA, 반등 전망은

2013시즌을 앞두고 KIA는 삼성에 대적할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최종 순위는 한화에 겨우 앞선 8위. ‘국보 투수’ 선동열(51) 감독이 이끄는 KIA에게는 ‘몰락한 명가’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붙었다. 게다가 올해도 반등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에이스 윤석민(28·볼티모어 오리올스)은 미국행 비행기를 탔고, 부동의 1번 타자였던 이용규도 한화로 이적했다. FA로 영입한 이대형(31)이 정규 리그에서도 시범 경기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이용규 공백은 메워진다. 그러나 윤석민 자리를 채워야 할 일본 프로야구 다승왕 출신 데니스 홀튼(35)은 아직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선발진은 그나마 양현종(26)·김진우(31)가 있지만 지난 시즌 최대 숙제였던 불펜 붕괴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로 데려온 하이로 어센시오(30)는 ‘널뛰기 피칭’ 중이고, 19일 시범경기에서는 9회에만 불펜이 11점을 내주기도 했다.


6. 주목되는 용병타자는 누구

올 시즌 프로야구가 가장 달라진 점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타자가 재등장하는 것이다. 두산의 타이론 우즈(45)나 롯데의 펠릭스 호세(49), 한화의 제이 데이비스(44) 등이 보여준 활약을 떠올려보면 용병 타자는 팀 순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최대 변수다. 용병 타자 면면이 드러날 때 가장 주목받은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100개 이상을 때려낸 거포들이었다.

루크 스캇(36·SK)은 현역 메이저리거, 호르헤 칸투(32·두산)는 메이저리그 통산 104홈런을 기록한 선수다.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다른 선수들도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 나바로는 정교한 타격에 다양한 내야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특히 이목을 끄는 선수는 펠릭스 피에(29·한화). 메이저리그에서는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지만 한국 야구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며 시범경기에서 호타준족의 면모를 과시, ‘제2의 데이비스’로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7. NC, 4강 진입 가능성은

올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NC의 4강 도전이다. 지난해 7위로 신생팀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올해는 최단 기간 4강 진출에 도전한다. NC의 전력을 보면 아주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 선수층이 두꺼워졌기 때문이다. FA 시장에서 이종욱(34)과 손시헌(34) 두 명의 베테랑을 보강했다. 이종욱과 지난해 도루왕 김종호(30)가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하면 득점 기회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또 올해까지 신생팀 특혜가 유지돼 외국인 선수를 1명 더 보유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28)가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새 용병 투수 태드 웨버(30)도 호투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1위 찰리 쉬렉(29), 신인왕 이재학(24)과 에릭 해커(31)가 건재한 선발진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다만 가장 많은 역전패를 허용했던 불펜진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느냐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8. ‘서울 강세’ 올해도 재연될까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서울 3개 팀이 모두 ‘가을 잔치’에 나갈 수 있을까. 지난해 11년만에 암흑기를 탈출한 LG는 올해도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레다메스 리즈(31)가 재활 중 미국 팀과 계약하며 졸지에 용병 1명이 사라졌지만, 메이저리그 경험도 없는 코리 리오단(28)이 ‘숨은 진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류제국(31)이 정규 리그에서 제 모습을 되찾고 좋은 외국인 투수를 추가로 구해올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넥센은 일단 전력 유출이 없었다. ‘홈런왕’ 박병호(28)가 외국인 타자들과의 경쟁 속에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고, 두산에서 트레이드해 온 윤석민(29)도 넥센의 화력을 더 강화시킬 전망이다. 두산의 경우 대규모 ‘리빌딩’ 속에 선수들이 빠져나가고 감독까지 교체됐지만, 두꺼운 선수층에서 나오는 특유의 ‘화수분 야구’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9. 시즌 뒤 FA·해외진출 선수는

올 시즌이 끝나면 20명 가까운 각 팀의 주전급 선수가 FA 자격을 얻는다.

특히 SK는 국내 최고 타자 중 하나인 최정(27)부터 김강민(32), 박재상(32), 김상현(34), 조동화(33), 나주환(30) 등이 줄줄이 FA가 된다. 삼성 배영수와 윤성환, 안지만(31), 권혁(31), 조동찬(31), 롯데 장원준과 김사율(34), KIA 송은범(30), LG 박용택(35), 넥센 이성열(30)도 예비 FA다. 완전 FA는 아니지만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 선수들도 있다.

강정호(27·넥센)는 조건만 맞는다면 해외로 떠날 게 거의 확실시된다. 이미 초청선수 자격으로 일본 요코하마 구단의 스프링캠프를 경험했다. 투수 중에서는 김광현(26·SK)이 관심의 초점.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할 경우, 1군 등록일수 혜택으로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다. 지난해 10승 투수 대열에 재합류한 김광현은 올해 완벽히 부활한 뒤 오랜 꿈인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생각이다.


10. 인천아시안게임, 병역혜택 기회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올해는 큰 기회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기 때문. 병역 혜택은 선수들에게 FA보다 더 큰 유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입대 시기를 고민해야 하는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뽑히기 위해 얼마나 좋은 성적을 올릴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롯데 간판 타자 손아섭(26)이 대표적. 2년 연속 최다안타 1위 손아섭은 올해도 지난해 같은 활약이 절실하다.

더 이상 입대를 미룰 수 없는 KIA 나지완(29)은 대표팀 승선에 사활을 걸어야 할 선수. 롯데 전준우(28)와 두산 이원석(28)·오재원(29)도 막바지에 몰렸다. 삼성 차우찬과 김상수(24), KIA 주전 유격수 김선빈(25)과 2루수 안치홍(24), 넥센의 거포 내야수 김민성(26), NC 이재학과 나성범(25), LG 오지환(24) 등도 대표팀 선발을 노리고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