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폐지 “내국인만 역차별”

  • 문화일보
  • 입력 2014-03-2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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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외국인은 공인인증서 없이 국내 인터넷쇼핑몰에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선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주 민관 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액티브X ’기반의 ‘공인인증서’ 규제 문제를 언급한 이후 단박에 나온 조치로, 국민 대부분이 공인인증서 사용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이번 개선안에서 내국인만 쏙 빼놓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액티브X 기반의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 목소리에도 ‘금융보안’을 이유로 번번이 폐지를 미뤄왔던 금융당국은 공인인증서 사용에 대한 규제를 내·외국인으로 구분하는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공인인증서 강제 사용 때문에 외국인이 국내 인터넷쇼핑몰에서 물품을 구매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공인인증서는 존속시키되 외국인에게는 사용을 유예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는 외국인에게 공인인증서 대신 비자나 마스터 카드처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카드의 번호를 입력하는 방식 등으로 본인 인증 방식을 바꿀 예정이다.

반면 내국인에 대해서는 공인인증서 사용 기준을 상향 조정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에 대해 현재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도 공인인증서를 의무화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만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공인인증서 폐기 문제는 외국인 전자거래 활성화가 아닌, 금융 보안과 내국인들의 불편 해소가 핵심임에도 금융당국이 관련 논의에서 본말이 전도된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X 기반의 공인인증서 제도는 수정돼야 하지만 인증서를 대체할 대안이 없는 폐지 논의는 위험하다”면서 “금융당국이 사고 발생시 책임을 누구에게 둘 것인지, 보안기술에 대한 공정한 심사 방안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논의를 간과하고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정책을 서두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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