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新주류>박보영·김소영 대법관… 조희진 검사장… 이금형 치안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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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경찰·군 등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권력조직에서 여성들의 고위직 입성은 봇물이 터진 형국이다. 이들 조직에서 여성들은 최고위직을 눈앞에 두고 숫자를 늘리며 세를 불리고 있다.

법원에서 여성 파워는 다른 권력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세다. 이영애(65·사법연수원 3기) 변호사가 ‘법관의 꽃’으로 불리는 고등부장 자리에 오른 것이 19년 전의 일이다. 여성 대법관도 지금까지 4명이 배출됐다. 김영란(57·〃11기) 서강대 석좌교수가 2004년 대법관에 오른 뒤 전수안(61·〃8기) 대법관이 바통을 이었고, 현재 박보영(52·〃16기)·김소영(48·〃19기) 대법관이 재직 중이다.

검찰에서는 조희진(52·〃19기) 서울고검 차장이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검찰 창설 65년 만에 첫 여성 검사장에 올랐다. 조 차장은 여성 첫 부장검사, 여성 첫 지청장 등을 거치며 ‘유리천장’을 차례로 격파해 왔다. 이영주(47·〃22기) 부천지청 차장과 김진숙(50·〃22기) 대검 검찰연구관도 검사장 후보로 거론된다. 최정숙(47·〃23기) 통영지청장, 노정연(47·〃25기) 공주지청장, 이노공(45·〃26기) 영동지청장도 ‘여검사 시대’를 열 주역으로 꼽힌다. 특히 젊은 여검사들은 검찰의 핵심인 공안·특수·강력부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경찰에서는 이금형(56) 부산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 경찰 창설 68년 만에 첫 여성 치안정감에 올랐다. 이 청장은 경찰 역사상 두 번째 여성 경무관과 첫 여성 치안감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김해경(54) 대전경찰청 1부장은 지난 1월 9일 경무관 인사에서 경찰 역사상 네 번째 여성 경무관이 됐다. 총경 승진 인사에서도 3명이 승진해 여성 총경은 9명으로 늘었다.

군에서도 매년 여성 장성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여군시대는 아직 이른 상태다. 양승숙(64) 예비역 준장이 2001년 첫 여성 장성이 된 이래 9명의 여성 장성이 나왔다. 송명순(54) 예비역 준장은 전투병과에서 배출된 첫 여성 장성이다. 송 준장은 1981년 여군 29기로 임관해 연락장교·의전장교·작전장교 등을 거쳤다. 이은수(49) 육군 준장은 지난 2012년 법무병과에서 별을 달아 고등군사법원장에 올랐다.

공·육·해군사관학교가 지난 1997∼1999년 차례로 여성에게 문을 개방했다. 사관학교 출신 여성들이 현재 소령 계급을 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 장군의 본격적인 배출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셈이다. 특히 여생도들은 각군 사관학교의 수석 졸업을 휩쓸어 군에서 여성 별이 쏟아질 날도 멀지 않았다.

박영출 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