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턴 철도 마니아… 호남고속鐵 연말 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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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마피아’가 아니라 ‘철도 마니아’란 평가가 나와야 합니다.”

강영일 신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지난 2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겹겹이 쌓인 공단의 난제 해결 키워드로 ‘마니아’론을 들고 나왔다. “한 글자뿐이지만 차이가 크죠. 마피아는 폐쇄적인 이기주의에 매몰된 집단이지만, 마니아는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똘똘 뭉쳐 일을 빈틈없이 하면서도 절제를 잃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공단이 철도 마니아들의 집합체가 돼서 철도 발전의 기관차가 되겠습니다.”

지난 2월 18일 취임식을 가진 강 이사장은 부임 한 달여가 지난 요즘 차장급 이하 20∼30대 젊은 사원들을 비롯해 내부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주저하지 않고 서로 발언기회를 신청하는 모습과 개인 신상 문제보다 공단의 미래를 더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는 강 이사장은 자신의 리더십 철학에 대해 “합창단의 지휘자는 스스로 노래하는 법이 없더라”며 ‘경청’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인 그는 공직 생활 대부분을 국가 물류교통 정책을 다뤄온 교통 전문가로 보냈다. 외유내강형의 온화한 카리스마로 상하 간의 신망이 두텁다. 철도와의 인연도 깊다. 2007년 국토부(당시 건설교통부) 물류혁신본부장 재직 시, 국립공원 계룡산을 경유하는 호남고속철 노선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제2의 천성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 불교계·환경단체들과 1년 이상 소통하면서 100개가 넘는 요구사항을 대화를 통해 해결한 일화를 갖고 있다.

당면 현안과 관련, 강 이사장은 ▲호남고속철도(오송∼광주 송정) 연말 완공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2015년 개통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을 위한 원주∼강릉 철도 정상 추진 등을 해결 과제로 꼽았다. 주요 국가 철도망 확충이란 ‘본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이 2018년 2월에 개최되는 만큼 시간이 많지 않다며 올해 말까지 공정을 40%대로 올려 놓겠다는 목표도 피력했다.

“공직 생활 동안 깨달은 경험은 내 몸이 조금 피곤해도 현장을 챙기면 더 큰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있다)인 셈이죠. 전국의 철도건설 현장에 언제든 빨리 갈 수 있도록 아내와 함께 대전으로 거처도 옮겼습니다.”

시대적 요구인 공기업 부채 감축과 관련, 다부진 해결 각오도 밝혔다. “2017년까지 부채 9000억 원을 줄이겠습니다. 건설만 주로 하는 공단은 매출을 올리는 수익형 공기업이 아니어서 매각할 자산이 적지만 경제적인 설계를 도입하고, 수서지역 등 적극적인 역세권 개발을 통해 수익을 늘려 나가면 달성 가능하다고 봅니다. 선로 사용료 징수 기준 개선 등 정책적인 부채해결 노력도 보다 강화하겠습니다.”

그 동안 철도경쟁체제 도입 과정에서 갈등을 겪어온 코레일과도 ‘파트너십’을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철도대 총장 당시 국토부 교통실장으로 일한 인연이 있습니다. 철도분야의 양대 공기업끼리 화합하고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절제’ ‘헌신’ ‘봉사’를 자신의 공직철학으로 꼽은 강 이사장은 “제가 지성을 다하고 정직하면 직원들도 따라와 줄 것”이라면서 “3년의 임기를 마지막 공직으로 알고 취임 때보다는 퇴임 때 더 많은 박수를 받는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