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경제, 사회적 기업 1000개 시대>“사회적경제원 신설… 6개부처 업무 일원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적경제기본법 공청회’에서 제정안 마련에 참여한 이이재·이종훈 새누리당 의원과 사회적기업 관계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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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행정규제 축소를 통해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정착시키기 위한 입법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개된 새누리당의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안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을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정의하고 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경제위원회를 두고 기획재정부(협동조합), 고용노동부(사회적기업), 보건복지부(자활기업), 안전행정부(마을기업), 농림축산식품부(농어촌공동체회사) 등 6개 부처에 분산된 사회적경제 지원 절차를 기재부로 일원화하는 것이다. 기재부 산하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현 고용노동부 산하)과 중앙자활센터(현 보건복지부 산하)를 통합한 한국사회적경제원을 설치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與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공청회

새누리당의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사회적경제의 재정적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자활기금, 민간자원 등을 통한 사회적경제발전기금도 설치·운영하게 된다. 한국사회적경제원이 기금 운용을 맡는다. 기금은 자활기금, 모태펀드 등 기존에 흩어져 있던 지원 제도를 통합하고, 특례보증 등 정책금융 제도 개선과 민간자원의 연계를 통해 조성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규제와 부처 간 칸막이가 사회적기업의 성장을 막았던 측면이 있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사업개발비 지원의 경우 연간 1억 원까지 지원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지원기업 수를 늘리기 위해 1246개 기업에 분할했다. 이러다보니 지원금이 평균 1400만 원에 머물러 경쟁력 확보가 어려웠다.

여러 부처에 업무가 나뉘어 있는 것도 문제였다. 상황에 따라서는 한 개인이 세운 회사가 4개의 부처로부터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정부 지원을 받은 사회적기업 중 자립운영이 가능한 곳이 14%에 불과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누리당은 이러한 환경을 바꿔나가면서 사회적기업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새누리당이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일자리가 감소하고 복지재정부담이 느는 등 사회문제들에 대한 해법 차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 비해 사회적경제에 대한 움직임이 느렸던 새누리당 내에서도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지난해 12월 30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가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가 구성을 의결했고 위원회는 기본법 마련을 추진했다.

주요 선진국은 이미 사회적경제 분야를 통해 새로운 고용창출의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스웨덴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의 사회적 경제 분야는 국내총생산(GDP)의 5∼10%, 전체 고용의 10∼20%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도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3400여 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시행 이후 5년 만에 2500개의 사회적기업이 증가했다.

정부가 효과적인 체계를 구축해 지원한다면 단시간 내에 주요 선진국 수준에 육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상공인, 청년, 사회취약계층, 은퇴자들이 사회적경제를 통해 활발한 경제활동을 한다면 박근혜정부의 정책목표인 고용률 70%도 달성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표 발의자로 나선 유승민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별위원은 “사회적경제에 붙은 ‘사회’라는 단어 때문에 새누리당 동료의원들이 좀 의아해할 수 있지만 건전한 보수세력이라면 공동체의 붕괴를 막아내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사회적경제가 오랫동안 진보의 전유물처럼 인식됐다면 보수는 그런 진보에 고마움을 전하고 더 확대 발전시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한양대 김종걸 교수는 “새누리당도 사회적경제를 키우기 위한 선의에 입각해 있고 대선과정에서 사회적경제 관계자들이 제기한 문제를 열심히 연구했다”며 “행정에서는 협동조합, 자활기업, 사회적기업이 따로 놀지만 현장에서는 용광로처럼 움직이고 있어 이런 현실을 기본법에 충실히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