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 다시 보자… ‘명화극장’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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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추억의 영화를 볼 수 있는 ‘명화극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따라라라∼, 빠빠빠빰! 빠빠빠빰! 40∼50대 중년층들은 대부분 주말 밤마다 TV에서 흘러나오던 ‘아랑페즈협주곡’과 영화 ‘엑소더스’의 메인테마곡의 선율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바로 ‘주말의 명화’ 시그널음악이다. KBS ‘토요명화’, MBC ‘주말의 명화’, SBS ‘영화특급’ 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던 지상파 영화 프로그램들이 지난 2007년부터 차례로 폐지되며 이 음악들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명작 고전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EBS는 지난해 가을부터 영화사를 빛낸 불멸의 명화를 엄선해 고화질로 방송하는 ‘고전 영화극장’(금요일 오후 11시 40분)을 편성해오고 있다. 또 ‘한국영화특선’(일요일 오후 11시)과 ‘일요시네마’(일요일 오후 2시), ‘세계의 명화’(토요일 오후 11시) 등 기존 영화 프로그램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고전 영화극장’은 대중적인 영화들을 방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클레오파트라’ ‘카사블랑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닥터 지바고’ 등이 방영됐다.

11일에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록 허드슨, 제임스 딘 주연의 영화 ‘자이언트’ 1부가 시청자를 찾아갔다. 또 오는 8월까지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아라비아의 로렌스’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졸업’ ‘나바론 요새’ ‘이창’ ‘밤의 열기 속으로’ ‘석양의 무법자’ ‘하이눈’ ‘콰이강의 다리’ 등이 방영될 예정이다.

EBS 관계자는 “1930∼1979년 제작된 미국과 유럽의 대표 클래식영화 중 명배우와 명감독의 유명 작품 위주로 선정하고 있다”며 “또 시청자들이 요청한 영화들도 참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영상자료원도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제휴해 엄선된 한국 고전영화 63편을 무료로 볼 수 있는 ‘한국고전영화극장’을 지난 3일부터 운영 중이다. 자료원은 이를 위해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 티비캐스트(tvcast.naver.com) 내에 한국고전영화극장 채널을 개설했다.

상영작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성 극영화인 양주남 감독의 ‘미몽’(1936년)을 비롯해 1960년대 이후 한국영화의 부흥을 주도했던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강대진 감독의 ‘마부’(이상 1961년),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년),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년) 등이다.

자료원은 이번 서비스가 한국 관객들에게 시대별 우수 고전영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병훈 한국영상자료원장은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시대에 맞춰 많은 관객들이 인터넷을 통해 한국영화 명작들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앞으로 상영작을 늘려 100편 정도를 상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튜브에도 한국영화를 올리는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해외에도 한국영화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또 “영상자료원에서 보관 중인 귀중한 영화 자료가 빛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지난해 3월부터 서울 중구 충정로1가 문화일보홀에 마련된 청춘극장에서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흘러간 영화를 상영하고 있으며 중구 충무로 명보아트홀 내 실버극장에서도 고전영화를 볼 수 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