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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4년 04월 14일(月)
‘시진핑 vs 원로’ 사활 건 힘겨루기
저우융캉 부패 의혹 발표 초읽기… 中 정치권 흔드는 說說說…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중국 저우융캉 (周永康)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부패의혹에 대한 조사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중국 정가가 각종 설로 들끓고 있다. 저우 전 서기 처리에 대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필두로 한 원로들의 반발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장 전 주석 손자의 주식거래 특혜의혹이 불거졌다. 앞서 미국의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이 소식이 리펑(李鵬) 전 총리가 딸과 관련한 각종 비리 의혹이 쏟아지자 딸 보호를 위해 장 전 주석의 이름을 빌려 퍼뜨린 것일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 가족 부패 스캔들이 불거진 원로들은 이들뿐이 아니다. 일부 황당한 설도 있지만 일부 소식들은 나름대로 근거를 갖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로 확인되기도 한다. 중국 정가가 혼돈에 빠진 것은 그만큼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처리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방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저우 전 서기 처리 결정을 앞두고 중국 정가의 원로들과 현 지도부 간의 물밑 줄다리기가 그만큼 격렬하다는 것이다.

◆ 요동치는 중국 정가= “부동산에 손댄 적도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 지난 7일 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은 자신의 비리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진땀을 흘려야 했다. 앞서 리샤오린이 부동산 투기로 수십억 위안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기사가 중화권 매체들에서 나온 데 대한 해명이었다. 리샤오린의 해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10월 중국 재벌기업인 둥팡(東方)집단 장훙웨이(張宏偉) 회장은 리샤오린을 대신해 ‘리 여사에 대한 악의적 보도에 대한 해명’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야 했다. 당시 영국의 데일리텔레그래프는 리샤오린이 스위스 보험회사인 취리히보험의 중국 진출을 알선하고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고 보도했었다.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조사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안팎에서는 벌써 ‘제 2의 저우융캉’이 누가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딸의 비리가 연일 폭로되는 리 전 총리는 물론, 허궈창(賀國强)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기율위원회 서기의 두 아들 역시 매관매직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 전 주석을 중심으로 한 원로 그룹이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중심으로 한 현 지도부의 반부패 사정 속도와 범위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외신이 나왔다. 이 외신이 나오자마자 다시 장 전 주석의 손자 장즈청(江志成)의 주식거래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이에 중국 지도부 간 여론전이 벌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장 전 주석의 군부 라인인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쉬차이허우(徐才厚)가 이미 체포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번 반부패 사정을 과거 ‘상왕(上王)’으로까지 불렸던 장 전 주석 세력과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현 지도부 간의 힘 겨루기로 보는 시각도 적지않은 상황이다.

◆ 반부패 사정은 어디까지= 결국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처리가 이번 중국 반부패 사정의 정도를 가늠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는 그 동안 당내의 극단적인 노선투쟁을 방지하기 위해 ‘상무위원급 인물에 대해서는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만들어 지켜왔다. 최근 중국 정가가 시끄러운 이유는 시 주석의 이번 반부패 사정이 이 불문율을 깨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30여 년간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실효를 거두면서 실제 중국 지도자 어느 누구도 가족 부패스캔들에게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시 주석도 누나 등 가족이 부동산 투자로 큰 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문율이 깨지면 중국 원로는 물론, 현 지도부 몇몇 지도자 역시 언제든 부패문제로 낙마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장 전 주석은 지난 2013년 말 시 주석을 만나 “당내 화합을 깨뜨릴 수 있다”며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처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중화권 매체들은 장 전 주석과 시 주석이 저우 전 서기까지만 처벌하기로 합의를 봤다는 설을 계속 전하고 있다.

장 전 주석과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원로들의 반발을 ‘부패가 너무 심해 어쩔 수 없이 처벌해야 했다’고 무마하기 위해 중국당국이 저우 전 서기에 대한 각종 혐의 조사에 만전을 기하면서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게 중화권 매체들의 전언이다. 지난 12일에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 시당위원회 상무위원이자 조직부장인 자오먀오(趙苗)와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중국석유)의 옌춘장(閻存章) 대외합작부 총경리 등을 새로 구속했다. 둘 모두 저우 전 서기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 이후 전망은= 일단 시 주석을 비롯한 현 지도부의 반부패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시 주석의 “살을 도려내 뼛속 독을 깎아내듯”이란 말처럼 중국 당국은 현직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고위 관리도 조사에 나서면서 반부패 사정의 대상은 누구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중국 공산당 기율위는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선웨이천(申維辰) 과학기술협회 당조서기 겸 상무부주석이 엄중한 기율위반 및 위법행위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선 서기는 올해 들어 조사를 받게 된 6번째 장차관급(省部級) 고위 관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정의 칼날이 저우 전 서기를 넘어서 계속 이어질지는 두고 볼 문제다. 시 주석 역시 10년 뒤면 물러서야 한다. 지금 장 전 주석의 모습은 10년 뒤 시 주석의 모습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반부패 사정이 정치적 타협으로 좌절된다면 중국의 미래는 어둡다는 게 중국 내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에 중국 내부에서도 부패사범 척결은 물론, 부패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혁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 지도부 역시 중국 각 권력기관들에 대한 감독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현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국정 감독기능을 높이고 사법기능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베이징 = 박선호 특파원 sh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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