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개혁공천 갈등 ‘폭발’… 의총 아수라장

‘개혁 공천’을 둘러싼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갈등이 폭발했다. 국회의원의 지방선거 정당공천 개입 금지에 대해 상당수 의원들이 항의를 하면서 15일 의원총회가 아수라장이 됐다. 김한길 공동대표와 강기정 의원은 얼굴을 붉혀가며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소란을 지켜봤다. 중앙당이 기초단체장에 대한 자격 심사를 하는 것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적지 않아 개혁 공천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문화일보 4월 14일자 1·3면 참조)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의총에서 의원들은 지도부에 집단 반발했다. 전병헌 원내대표가 “개혁 공천 회의에서 국회의원이 공천에 관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부당하게 기초선거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박수로 보여주자고 제안하는 순간 의원석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의원들은 “그게 무슨 소리냐”, “내용을 먼저 알아야죠”라며 소리쳤다. 전 원내대표가 급히 수습하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려 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공개를 주장하며 회의는 그대로 진행됐다.

발언을 자청한 설훈 의원은 “국회의원이 관여하지 말라고 했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우리 지역의 경우 당원 투표를 통해 기초의원 후보를 정리하는 절차를 진행 중인데 이를 국회의원이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설 의원은 “지금 손을 떼라고 하면 상황이 망가질 수 있다”며 “의원들을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가 “원내대표 말을 곡해한 것”이라며 “부당한 공천 개입을 하지 말자는 의지를 보이자는 것으로, 부당한 개입을 안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으냐”고 이해를 구했다. 그러자 강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가 범죄자입니까. 대표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우리가 무슨 부당한 개입을 해요”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는 “우리가 (대표에게) 다 위임한 것은 (우리를) 존중하라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의원석에서도 “당연한 일을 박수쳐 하자는 거냐”, “부당한 개입을 누가 하냐”는 말이 터져 나왔다.

김 대표는 다시 “현역 의원이 기득권 줄세우기를 하거나 부당한 개입을 하지 말자는 것이 무엇이 잘못됐느냐”며 “국회의원에게 무조건 공천 과정에서 손을 떼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소란이 벌어지는 동안 안 대표는 묵묵히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고, 평소보다 얼굴이 다소 붉고 경직돼 있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민주당 시절 혁신안 발표, 합당 결정 등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원들이 소외돼 왔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폭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안 대표 등 지도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혁 공천의 앞날은 더욱 불안해졌다. 시·도당 역할과 권한 침해 문제 등을 놓고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민주당 출신 시·도당 위원장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오영식 서울시당 위원장은 “공천심사를 중앙당이 하는 듯한 움직임이나 얘기는 전례도 없고 창당정신이나 흐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민주성이나 투명하고 분명한 근거와 절차가 담보가 돼야 과정의 후유증이 최소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성진·윤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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