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가맹점 포스단말기 무상교체… 카드업계, VAN회사도 참여해야”

“65만 영세 가맹점의 포스 단말기 무상교체 작업에 신용카드 결제 승인·중계(VAN) 회사도 참여하게 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최근의 포스(판매 및 결제) 단말기 해킹 사건과 맞물려 사후 대책으로 영세 가맹점의 포스 단말기 교체 비용 1000억 원을 카드업계가 조성하도록 한 방침에 대해 카드 업계는 “수익자 분담 원칙을 훼손하고 중복 투자를 유발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1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신용카드업계가 오는 2015년까지 1000억 원의 기금을 조성, 65만 영세 가맹점의 포스 단말기 교체를 지원한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기존 마그네틱 카드용 단말기는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취약해 집적회로(IC) 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신형 단말기로 내년 상반기까지 교체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5월 중 세부계획을 확정하고 금융감독원을 통해 매달 이행실적을 점검할 계획이다.

문제는 교체 비용 조성에 정작 포스 단말기를 보급한 후 결제대행 수수료를 챙기는 VAN사가 빠져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카드업계는 수익자 분담 원칙에 따라 VAN사를 영세 가맹점 단말기 교체 사업에 참여하게 해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중복 투자 우려도 방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VAN사의 수익구조는 결제 단말기를 무상 보급하고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결제망을 구축한 후 나중에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라면서 “VAN사가 영역 확장을 위해 영세 가맹점의 신형 단말기를 들어내고 자사 단말기로 교체토록 할 경우에는 결국 중복투자를 유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VAN사도 신용카드 업계와 함께 단말기 무상교체 지원 사업에 참여케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