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농염한 댄스신… 어휴∼진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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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정말 진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야릇하고 어색했는데 하다 보니 잘되더라고요.(웃음)”

자신의 할리우드 진출작 ‘메이크 유어 무브’에서 진한 키스신과 베드신을 연상시키는 농염한 댄스신을 선보인 보아(사진)가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얼굴로 전한 소감이다.

이 영화는 부모를 잃고 부랑아 같은 삶을 살던 백인 도니(데릭 허프)가 친형제처럼 자란 흑인 형 닉(웨슬리 조너선)이 운영하는 클럽에서 댄스 그룹 코브의 리더 아야(보아)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아야의 친오빠 카즈(윌 윤 리)는 닉과 동업을 하다 새 클럽을 차리면서 서로 경쟁상대가 됐고, 아야와 도니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닉과 카즈의 눈을 피해 사랑을 키워간다.

이 영화는 보아의 연기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KBS 2TV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에서 주인공 주연애 역을 맡아 그해 ‘KBS 연기대상’에서 단막극상을 수상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CJ E&M, 그리고 미국의 로버트 코트 프로덕션이 공동 제작한 이 영화는 오는 17일 국내 개봉하지만 촬영은 2011년에 마쳤다. 오리지널 ‘스텝업’의 각본을 담당했던 듀안 애들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애들러 감독은 시나리오 기획 단계부터 보아를 주인공으로 점찍었고, 보아에게 대본을 전달하기 위해 일본으로 찾아오는 열정을 보였다. 보아는 “대사가 모두 영어로 돼 있는 대본을 보고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며 “하지만 애들러 감독을 만난 후 ‘이분이면 나의 첫 연기를 따뜻하게 지도해 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겨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영화에서 아야는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 나온다. 이에 대해 CJ E&M 관계자는 “애들러 감독이 이 영화를 기획할 때 뉴욕에서 활동 중인 일본 댄스 그룹 코브를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아야 캐릭터가 그렇게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영어 외에 한국어보다 일본어 대사가 더 많이 나오는 영화에 대한 거부감이 든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보아의 말을 듣고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는 “초기 시나리오에서 아야가 일본인으로 돼 있었지만 감독에게 ‘내가 일본인으로 출연할 수는 없다’고 말했고, 결국 아야 캐릭터가 복잡한 설정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내내 경쾌한 음악을 배경으로 다양한 장르의 춤을 펼쳐내며 지루하지 않게 전개된다. 특히 보아가 미국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4회 연속 1위를 차지한 도니 역의 데릭 허프와 춤으로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장면에서는 스크린으로 빨려 들어갈 듯 몰입된다. 보아는 이 춤에 대해 “남녀가 대화하듯 추는 ‘리리컬 댄스’”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동안 다양한 춤을 춰왔지만 상대 댄서와 몸을 비비며 추는 춤은 이번에 처음 경험했다”며 “처음에는 데릭이 내 몸을 만질 때마다 놀라서 소리를 지르곤 했는데 점차 적응이 됐다”고 말했다.

보아는 현재 배우 이정재와 호흡을 맞춘 액션영화 ‘빅매치’를 찍고 있다. 그에게 ‘이젠 연기 쪽에 더 비중을 두는 거냐’고 묻자 바로 “노래와 연기를 병행할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일본에서 앨범 작업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내년쯤 정규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빅매치’는 (이)정재 오빠가 대본을 줘서 하게 됐고, 앞으로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좋은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진지하게 생각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글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사진 =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