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무인기 軍책임자들’ 징계는커녕 대장 진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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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사태가 관련 책임자들의 대장 진급을 도울 수도 있다.”

북 무인기가 청와대 영공을 침투하고 주요 시설을 촬영하는 등의 여파로 문책론이 비등한 가운데, 이달 초 예정됐던 육군 대장 인사가 무산되면서 군 안팎에서는 이 같은 자조적인 말들이 번지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무인기 사태 이후 ‘안보 공백’을 이유로 4월 대장 인사를 건너뛰면서 육사 35기들의 대장 진출이 좌절되고, 오는 10월 정기인사 때 육사 36·37기 대장 발탁이 예상되면서 이 같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의 동기 기수인 육사 37기 중에는 청와대 영공이 뚫린 무인기 사태의 책임자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즉 무인기 사태가 역설적으로 군 인사의 왜곡을 가져오고 그 결과 문책 대상자들이 조기에 장성으로 진급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군 전문가들은 “군 최대 실세 그룹인 37기 중 일부는 최근 방공망을 유린한 무인기 사태의 조사·보고 라인의 책임을 진 당사자들”이라며 “국회에서도 조사 부실과 보고 지연, 은폐 등을 이유로 인책론이 제기됐던 인사들”이라고 말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올 가을 인사에서 37기 대장 진출이 가시화할 경우, 무인기 사태가 책임자들의 조기 대장 진급을 도운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군 내 모럴 해저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군 통수권자인 박 대통령은 4월 대장 승진 인사 때 임기만료된 공군참모총장을 교체한 것을 빼고는 육군과 해군의 대장 인사를 단 한 명도 하지 않고 건너뛰었다.

그 결과 이달 교체가 예상됐던 34기 출신 대장들이 10월까지 유임되면서 일부 35기 출신들의 대장 진출은 사실상 좌절됐다. 가을 인사에서는 34·35기가 물러가고 36기와 37기가 치열하게 경합할 것이 확실시된다. 37기 중에는 신원식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전인범 특수전사령관, 이재수 국군기무사령관, 조보근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 등이 진급 예상자로 유력하며, 이 가운데 이 사령관과 조 본부장 등은 무인기 사태와 관련한 문책 대상자로 거론 중이다.

정충신·정철순 기자 csjung@munhwa.com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