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쌓기 보다 쓰기 힘든 신용카드 포인트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사용되지 않은 채 사라진 신용카드 포인트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1386억 원에 달한다. 해마다 1000억 원 안팎의 포인트가 공중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소멸된 카드 포인트만 해도 6000억 원에 육박한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카드 사용자들이 포인트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이유가 카드사의 소비자 비친화적인 포인트 정책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일반인들은 꼼꼼하게 챙기지 않으면 소멸되는 포인트가 얼마나 되는지 알기 어려운 데다, 사용처가 많지 않은 등 제약 조건도 수두룩해 포인트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소비자단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포인트를 쌓기보다 쓰는 게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해 수년 동안 꾸준하게 카드 포인트 제도 개선방안을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1포인트 가격을 1원으로 정해 카드사 간 포인트 전환이 가능한 포인트 통합 시스템 구축이나 1포인트도 활용케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카드 포인트와 관련된 각종 궁금증을 풀어 본다.


1. 포인트 가격 및 최소 사용금액은

금융당국은 4월 들어 여신금융협회·카드 업계 등과 ‘포인트 제도 개선 전담반’을 구성하고 현재 포인트 운영 기준 등을 손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여기에서 포인트 사용시 가격을 1원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가령 5000포인트를 보유하고 있다면 5000원의 현금성을 인정받게 하는 셈이다. 카드 업계는 기존에도 상당수가 ‘1포인트=1원’ 등식을 적용하고 있는 편이기는 하나 일부 카드사는 10만 원어치 백화점 상품권을 살 경우 15만 포인트를 요구하는 등 약간 편차가 있었다.

금감원은 1포인트만 쌓아도 포인트 이용이 가능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이에 따라 오는 6월부터 포인트 운영 기준을 개정해 5000포인트 이상 적립할 경우에만 포인트 이용이 가능토록 했던 기존 조건을 삭제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도 포인트 사용제한 금액을 폐지하겠다고 최근 금융당국에 신고했다.

기존에는 연회비 납부, 포인트 기부 등만 1포인트 단위로 사용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각종 상품 구매나 서비스 이용 등에도 가능해진다.


2. 카드사 통합 포인트 실현되나

금융당국은 현재 카드 업계와 포인트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포인트=1원’ 등가 제도가 시행되면 한발 더 나아가 카드사 간 포인트 전환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럴 경우 여러 카드사의 포인트를 한곳에 모아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가령 2개 카드사에 각각 2000포인트와 3000포인트를 쌓아 놓고 있다면 이를 모아서 한꺼번에 5000원을 결제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연내 통합 시스템이 가동하면 포인트 활용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3. 유효기간은

대부분의 카드사는 상사 채권의 소멸시효를 적용해 적립시점으로부터 60개월을 소멸시효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적립월로부터 60개월이 경과한 포인트는 선입선출 방식으로 실효 처리되고, 실효 처리된 포인트는 복원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카드 포인트를 쓸 수 있는 유효기간을 적립 후 60개월로 일원화할 방침이어서 카드사 간의 다소 상이한 유효기간은 앞으로 60개월로 통일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포인트 유효기간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한다고 최근 금융당국에 신고한 상황이다. 포인트 소멸 시기가 도래하면 일정 금액 이상의 포인트는 카드사별로 선불카드(기프트카드) 등으로 발급해 준다. 이를 활용하는 것도 유효기간을 감안해 포인트를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4. 잔액 사용·소멸액은

2013년 말 현재 국내 카드 회원 전체의 포인트 잔액은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1308억 원에 달한다. 2006년 1조3304억 원에서 7년 새 6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 한 해 새롭게 적립된 포인트도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2조503억 원에 이른다. 2007년만 해도 카드사가 한 해에 적립해 주는 포인트 총액은 7225억 원대였으나 지난해에는 거의 3배 수준으로 증가한 셈이다.

이 중 지난해 실제로 사용된 포인트는 1조8548억 원이며, 소멸된 포인트는 1386억 원이다. 해마다 활용되지 못한 채 공중으로 사라지는 소멸 포인트는 800억∼1500억 원 사이를 오가는데, 약간씩 차이가 난다. 2007년 1515억 원이 2006년 이래로 역대 최대 소멸액이고, 2009년 810억 원이 역대 최소 소멸액이다.

최근 5년간 소멸된 카드 포인트만 해도 6000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사용 포인트도 누적 포인트가 급증해 온 것에 비례해 크게 증가했다. 2006년만 해도 4590억 원의 포인트가 활용됐으나 지난해에는 그 규모가 4배 이상으로 늘었다.


5. 상속 등 사용처 확대 추세는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카드 민원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회원 사망시 포인트를 유족에게 상속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미 신한카드, 삼성카드, 씨티은행 등은 지난 2, 3월에 이 같은 내용으로 포인트 세부 운영 기준 변경 방안을 신고해 적용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 회원이 사망할 경우 잔여 카드 포인트를 기존 채무의 변제 또는 상속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카드사가 확대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드사가 운영하는 포인트몰 또는 제휴 가맹점에서 물품 구입·대금 결제·카드 연회비(대금) 및 세금 납부 등에도 포인트 사용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특히 대금 결제 및 세금 납부 등은 해당 가맹점 또는 쇼핑몰 등에서 결제수단으로 포인트를 선택하면 된다. 카드대금 및 연회비 납부 등은 해당 카드사 홈페이지 또는 콜센터 등에서 신청해야 한다.


6. 소멸 예정 포인트 조회방법은

카드사는 포인트 소멸 2개월 전에 소멸 예정 포인트, 소멸 시기를 대금청구서 등을 통해 안내하고 있으므로, 이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카드사 홈페이지에서도 포인트 적립 및 사용방법, 적립내역 등 확인이 가능하므로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11년 4월 이전에는 카드 포인트를 확인하려면 카드사별 홈페이지에 들어가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이러한 불편함을 덜고자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 내 ‘카드포인트 통합조회(www.cardpoint.or.kr)’시스템이 마련됐다. 카드 회원은 통합조회 사이트에서 본인 인증(공인인증서 등) 후에 카드사별 포인트 내역 통합조회(수협·광주·전북·제주은행 제외)가 가능하다.

주 사용 카드 외에 내가 어떤 카드를 만들었는지도 한번에 볼 수 있다. 통합조회 사이트에 들어가 자신이 가입한 카드사에 체크하고 검색 버튼을 누르면 잔여 포인트, 소멸 예정 포인트, 소멸 예정월 등이 나타난다.


7. 해지카드 포인트 사용법은

회원이 카드를 해지할 경우 해당 카드에 적립된 포인트를 잊기 쉽다. 카드를 해지하기 전에 포인트 적립액을 확인하고 사용 가능한 포인트는 모두 쓰는 것이 좋겠지만 단순히 카드를 해지했다고 포인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카드사 회원을 탈퇴하는 게 아니라 단순 카드 해지의 경우 포인트는 유효기간 동안 사라지지 않고 다시 카드를 발급받았을 때 사용할 수 있다. 단, 카드사를 탈퇴하는 탈회의 경우에는 모든 계약관계가 종료되는 것이므로 포인트 역시 소멸된다.

카드 포인트는 처음 적립일로부터 통상 5년간 유효하다. 이 포인트는 결제대금이 남은 경우 결제에 사용할 수 있고, 포인트 기부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8. 포인트 개선 과제는

비영리 민간 금융소비자보호단체인 금융소비자보호연맹(금소연)은 카드사가 카드 포인트 이용 폭을 넓히고 소멸시효도 확대하는 등 소비자 편익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금소연은 대표적인 카드 포인트 이용 소비자 불만 사례로 ▲카드 이용대금 연체로 이용한도가 없어 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게 함 ▲일반 가맹점에서 적립된 카드 포인트로 물건을 구매하려 했으나 거절됨 ▲마트에서 생활용품을 구매할 때, 카드 포인트는 5000원까지만 사용 가능함 등을 꼽으며 카드사가 관련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소연과 같은 소비자단체는 카드 이용대금 결제 등 카드 포인트 사용 범위 및 포인트 제휴 가맹점 확대와 이용 정지, 탈퇴, 한도 감액 등의 사유로 카드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 카드사는 적립 포인트를 소비자에게 고지한 후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환가하여 결제계좌 입금, 대체 이용카드 발급, 상품권 교환 등으로 사용하자고 요구한다.


9. 포인트 기부, 연말정산 혜택은

신용카드 포인트로 다양한 기부활동이 가능하다. 카드사 회원들은 카드사 홈페이지, 애플리케이션, 콜센터 등을 이용해 기부처 중 한 곳을 정할 수 있다. 기부처는 카드사별로 신한카드 200여 곳, 국민카드 11곳, 삼성카드 6곳, 비씨카드 3곳 등이 있다.

국민카드는 포인트 1만 점 이상이 쌓이면 익월 첫 번째 영업일에 자동으로 기부된다. 롯데카드의 경우 포인트를 활용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등 10여 개 비정부기구(NGO) 단체에 대한 정기 후원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롯데·신한카드는 포인트로 정치후원금도 낼 수 있다.

기부한 카드 포인트에는 연말정산시 기부금액의 최고 1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10만 원을 초과한 금액에는 소득공제까지 받을 수 있다.


10. 포인트 알뜰 사용 팁은

자신의 카드 포인트가 얼마나 적립돼 있는지 알고 있어야 결제금액과 비교해 포인트 사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카드사 홈페이지, 콜센터, 이용대금명세서 등을 통해 자신의 신용카드 포인트 적립액을 자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카드 포인트는 현금과 동일한 가치를 지니지만 사용처는 한정돼 있다. 포인트 사용처를 꼼꼼히 확인해 사용 가능한 곳은 포인트 적립액을 감안해 결제하는 것이 좋다.

적립된 포인트는 보통 적립일로부터 5년 동안 사용이 가능하지만, 일부는 유효기간이 2∼3년인 경우도 있어 유효기간 확인은 필수다.

포인트는 기프트카드나 상품권으로 교환이 가능하고 예금, 적금, 펀드 등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포인트로 기부하면 연말정산 혜택도 주어진다.

이관범·박정경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