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6자회동 사실상 ‘빈손’ 종료

미국과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최근 미국에서 가진 3차례의 연쇄회동이 사실상 성과 없이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 15일과 16일 뉴욕에서 회동한 데 이어 18일 오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3차 회동을 벌였다. 현재 미 국무부나 중국 외교부는 이번 연쇄 회동 결과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과 베이징(北京) 및 국내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미국 측에 모종의 제안을 했지만 견해차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두 나라의 입장이 최종 조율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좋은 결과를 예상하기는 힘든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이 아예 미국 측에 새 중재안을 내지 못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우 대표가 북한 방문에서 북 측과 입장 조율에 나섰지만 원칙을 고수하며 물러서지 않는 북한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은 한술 더 떠 우 대표의 방북 이후인 지난 3월 30일 외무성 성명 발표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언급하며 자신들의 몸값 올리기에 나섰던 것으로 분석된다.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외무성의 위협은 미국 압박의 목적도 있지만 중국에 대한 북한의 몸값 높이기의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과 한국 측에 한·미 연합훈련의 자제와 북한인권 압박의 강도를 낮춰 달라는 외교적 관례에 어긋나는 ‘훈수’를 둔 것으로 전해진 것도 중재자 입장에서 북한의 입장을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6자회담의 전제조건인 이른바 ‘2·29 합의+알파(α)’를 고수하고 있는 한·미·일의 기본 입장에 크게 변화가 없는 점도 대화 재개 가능성을 낮게 하고 있다. 지난 7일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의 회동에서 비록 대화 재개를 위한 ‘문턱’이 낮아질 가능성은 언급이 됐지만, 회동의 목적이 기본적으로 6자회담 재개보다 ‘3각협력 복원’을 강조한 지난 3월 25일 헤이그 한·미·일 3국 정상회의의 산물이라는 점에 방점이 있다는 것이 정부 측 해석이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