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창구’ 통폐합 실험… 인력 효율화 칸막이 제거도

우리은행이 영업점 내 ‘창구’ 통폐합 실험에 나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지난해부터 지점 통폐합으로 비용 절감을 달성한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은행은 지점 내 창구 칸막이 제거로 인력 효율화 및 추가적인 지점 비용 절감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5월부터 3개월간 압구정로데오·개포·테크노마트·북한산씨티 지점 등 서울지역 10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창구 레이아웃 통폐합’ 파일럿테스트(시범운영)에 들어간다.

기존 우리은행 영업지점 창구는 빠른창구에 해당하는 ‘우리창구’, 수시입출금 및 개인대출 등 개인고객을 위한 ‘상담창구’, 자영업·중소기업을 위한 ‘기업창구’, 일반지점의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위한 ‘로얄코너’, PB고객 전담 ‘TC(투체어스·Two Chairs)’ 등 크게 4∼5개로 나눠져 있었다. 우리은행은 10개의 실험 점포에서 상담창구와 기업창구, 로얄코너와 TC를 통합해 크게 3개의 창구만으로 영업점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영업점 직원들은 그동안 각각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PB 업무를 분리해 맡던 관행에서 탈피해 직원 한 명이 소매·기업 금융을 함께 처리할 줄 알아야 한다. 직원의 업무 효율성 제고 및 전문성 확대가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하는 시스템이다.

우리은행은 창구 통폐합 실험이 긍정적일 경우 현재 1000개의 영업점 전체로 창구 통폐합 작업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300∼500명가량의 유휴인력이 발생한다. 전체 영업점 직원 1만1000명 중 약 3%의 여유 인력이 생기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이 인력을 마케팅 및 다른 필수 업무에 배치해 활용, 영업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의 비대면 영업이 늘어나면서 창구 효율화 개혁은 불가피해졌다”면서 “창구 통폐합 실험이 성공적일 경우 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지점 축소나 인력 축소 등 비용 절감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영화를 앞둔 우리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인력인 159명을 줄인 바 있으며 지점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29개를 통폐합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