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내수·中저가공세… 철강社들 해외서 ‘숨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극심한 내수부진과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상대적으로 경기회복세가 빠른 해외시장에 대한 수출물량을 늘려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1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영기업이 발주한 2조 원 규모의 대형 유전생산기지 개발 프로젝트인 ‘사르브(SARB)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후판 1만2000t, 형강재 1만3000t 등 철강재 2만5000t을 올 상반기까지 공급 완료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콜롬비아 보고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에 건축구조용 H형강을 공급했고, 지난 1월 터키 보스포러스 해협에 건설되는 제3교량에 공급되는 후판 4만3000t을 수주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침체된 내수시장 극복을 위해 해외 네트워크가 강한 대우인터내셔널과 손잡고 동남아시아 및 중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판매확대 전략을 세우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중국시장에 전년 대비 13% 증가한 316만t의 철강재를 공급했고, 동남아에서도 전년 대비 8% 증가한 수출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또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인도 등 해외 생산기지 본격가동을 계기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부제철도 지난해 말부터 BMW 등 독일 자동차사에 구조용 열연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한 데 이어 열연 및 냉연제품의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동부제철은 전기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고장력·고탄소강 특화 제품을 내세워 해외 고급 철강재 시장을 공략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주요 철강사들이 앞다퉈 수출확대 정책을 펼치면서 지난 1∼2월 철강재 수출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2만9000t보다 2.1% 증가한 499만4000t을 기록했다. 세계 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철강재 수출이 전년 대비 4.2% 감소한 것과 비교할 때 올 들어 적극적 수출공세로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철강사들이 이처럼 수출을 늘리고 있는 것은 건설 등 내수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산 수입 철강재의 저가공세가 갈수록 심해져 내수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만성적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저가품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며 “경기회복이 국내보다 빠른 해외시장, 특히 가격보다 품질 경쟁력이 중요한 고급 철강재 시장을 뚫어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