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참사-‘무개념’ 정치인·관료>기념사진·祝화환… ‘無腦 여권’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가운데 일부 ‘무개념’의 여당 정치인들과 장관 등 고위 관료들이 국민들의 성난 가슴에 기름을 붓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과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참담한 심정은 아랑곳하지 않는 무분별한 언행에 정부 여당의 무책임과 무능력만 더욱 부각되고 있다.

2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여객선 참사 현장의 사고상황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려다가 논란을 불러일으킨 지 3시간여 만에 보직 해임된 송영철 안전행정부 국장에 대한 정치권과 네티즌들의 비판 여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송 국장을 보직 해임에 그칠 게 아니라 파면까지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침몰 참사 뒷수습에 무기력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그만큼 거세다는 점을 잘 드러내는 대목이다.

‘6·4지방선거’라는 국민적 심판을 앞둔 정부 여당으로선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순간인 것이다. 이 때문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온 국민이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불거진 당 소속 일부 인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당 대표로서 유감을 표명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말에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당직자들의 일부 언동에 대해 당 대표로서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온당한 처신을 엄중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사이 여권 내에서는 어김없이 부적절한 언행들이 튀어나왔다. 유한식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가 폭탄주 술자리에 참석했다가 중앙당으로부터 경고를 받았고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색깔론’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20일 부산 강서구청 광장에서 강인길(새누리당) 구청장이 전통혼례 방식으로 아들의 결혼식을 올린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지난 18일엔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경제부처 장관과 공기업 사장들이 여당 국회의원 주최 세미나에 축하 화환을 보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화환은 때마침 일찍 배송돼 세미나에 앞서 여당이 같은 장소에서 개최한 세월호 특별대책회의장 앞에 버젓이 진열돼 있었다. 16일엔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의전용 의자에 앉아 라면을 먹는 장면이 공개돼 부적절한 처신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