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참사-‘무개념’ 정치인·관료>‘지방선거 연기론’ 일축한 야권

새정치민주연합은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사건과 관련해 구조 활동을 우선하며 몸을 낮추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고 발생 및 수습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이 보여준 잇따른 헛발질이 6·4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따지며 표정 관리를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방선거 연기론과 관련해서는 ‘정략적 발상’으로 일축하고 있다. 김한길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및 여객선 침몰 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저 자신이 어른이고, 정치인인 것이 이렇게 부끄럽고 고통스러운 적은 없었다”며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지 못한 점에 자책하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체계적인 구조활동과 정확한 정보의 전달을 위해 대통령과 정부는 혼신의 힘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새정치연합은 지역 마라톤 행사에 참여해 비판을 받았던 임내현 의원과 같은 돌출행동이 나오지 않도록 언행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임 의원은 전날 광주에서 지역 언론사가 주최한 마라톤 대회에 ‘국회의원 임내현’이라고 적힌 조끼를 착용하고 참석해 일부 참석자와 시민들에게 눈총을 받았다.

이는 이번 참사가 야당에는 크게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된다. 사고 발생 이후 구조 및 수습 과정에서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데다, 정부가 계속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어 국민 여론이 정부·여당에 부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야당 스스로 여론의 지탄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득을 보는 상황인 것이다. 우원식 최고위원이 “이번 사건은 인재이자 관재”라고 비판했을 뿐, 대체로 역풍을 우려해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도 삼가고 있다. 지방선거 연기론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왜 이 시점에서 그런 허무맹랑한 위선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차단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