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참사-‘부작위 살인죄’ 적용 검토>부작위 : 작위 의무자가 행위 안한 것

◆부작위=법적 행위에는 작위와 부작위가 있다. 적극적 행위인 작위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일정한 행위를 하는 경우이고, 부작위는 작위의 의무가 있는 자가 그 행위를 하지 않음으로써 일정한 행위를 한 것과 동일한 결과를 유발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칼로 사람을 살해한 경우가 작위이고, 신생아에게 젖을 먹이지 않아 굶겨 죽이는 경우가 부작위이다. 형법 18조 ‘부작위범’은 위험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위험 발생의 원인을 야기한 자가 그 위험 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발생된 결과에 의하여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필적 고의=자기의 행위로 어떤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그 결과의 발생을 인정해 받아들인 심리 상태를 말한다. 확실한 의도를 가지고 실행한 ‘고의’나 의도가 없었지만 실행된 ‘과실’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다른 사람의 차를 적극적으로 박아 버리는 것이 고의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의 차를 박는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핸들을 놓아 버렸다면 미필적 고의가 성립된다.

◆유기치사=아이나 노인, 질환자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자가 보호를 거부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를 말한다. 술을 마셔 몸조차 가눌 수 없는 취객을 영하의 날씨에 노상에 그대로 방치한 술집 주인, 종교상의 이유로 치료가 필요한 딸에게 수혈을 못하게 해 딸을 죽게 한 엄마 등에 대해 유기치사죄가 적용된 판례가 있다.

◆선박도주죄=지난해 7월 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5조의 12는 선장 또는 승무원이 형법 268조의 죄(업무상 중과실치사상)를 범한 뒤 수난구호법에 따른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해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해상에서 발생한 사고에서 뺑소니를 친 선장 등을 엄벌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세월호 참사에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선장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법조계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