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참사-구멍난 운항안전 관리>해운조합 전직관료 포진… ‘감독 사각지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선박 안전검사와 함께 선박운항의 중요한 한 축인 운항관리를 담당하는 한국해운조합도 ‘감독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에서 리스트에 없는 화물을 실었는데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은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를 담당하는 해운조합에 대한 전반적인 구조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해양수산부와 항만업계에 따르면 운항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해운조합에 대한 관리규정이 미흡해 선박 운항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세월호 사고도 해운조합의 운항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세월호가 제출한 ‘출항 전 여객선 안전점검 보고서’와 실제 세월호 탑승 인원 및 화물 적재 내용이 달라 과적이 됐다는 점은 여러 차례 지적됐다. 실제 세월호의 출항 보고서에는 등록되지 않은 대형 컨테이너가 선적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운항관리실은 현장 점검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출항 승인을 해 줬다. 이 같은 상황은 세월호가 당초 출항시간보다 늦게 떠나게 되면서 출항시간 이후에도 화물과 차량이 계속 선적되면서 발생했다. 해운조합의 운항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해운조합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해운조합 경영진이 해수부나 해양경찰 등 이해관계가 얽힌 정부 부처의 전직 고위 관료들로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이사장에 취임한 주성호 이사장은 옛 국토해양부 2차관으로 재직한 전직 고위 관료 출신이다. 이뿐만 아니라 김상철 상무이사는 해경에서 30년 넘게 재직한 고위 간부 출신이다. 한홍교 상무이사도 지난 1979년 해양수산부 근무를 시작으로 지난 2012년까지 국토해양부에서 재직한 간부였다. 이밖에 이인수 전 이사장은 해수부 국장 출신이었고, 정유섭 전 이사장 역시 인천해양수산청장과 국립해양조사원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해운조합 12명의 전·현직 이사장 중 10명이 고위 관료 출신이다.

임대환·장병철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