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농축 核실험 등 동시다발 감행할 수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미 정보당국은 23일 북한이 최근 언급한 ‘큰 한 방’이 엄포용이 아니라 실제 도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실체 분석에 정보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우선 ‘큰 한 방’이란 고농축우라늄(HEU) 실험과 플루토늄 핵실험을 동시다발적 또는 연쇄적으로 감행할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얘기라며 “4차 핵실험이든 전선(戰線)에서 문제가 나든 지금 뭔가 심각한 긴장이 생기기 직전 분위기인데 큰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부터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군 당국이 인적 정보(휴민트) 또는 감청 등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 정보를 핵실험 임박 시점에 맞춰 공개했다는 점에서다.

‘큰 한 방’과 관련, 북한이 지난달 30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서 “적들이 상상하기도 힘든 다음 단계 조치”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거론하며 “다종화된 핵 억제력을 각이한(서로 다른) 중장거리 목표들에 대해 각이한 타격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여러가지 형태”라고 설명한 대목이 심상찮다. 따라서 ‘큰 한 방’이란 여러 핵실험을 동시다발적으로 하거나 연쇄적으로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 양산 및 지휘체제 구축을 통한 핵무기 전력화와 핵융합 등 고급기술 개발에 앞서 ‘핵무기 경량화·소형화’를 위한 다종다양한 실험을 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경민(정치외교학) 한양대 교수는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해야만 비로소 핵무기를 완성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북한은 핵무기 소형화 작업의 열쇠인 폭발 렌즈의 무게를 줄이고, 우라늄 핵폭탄 실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소폭탄 전 단계로 강화형 핵무기인 증폭(增幅) 핵분열탄 실험 가능성도 거론된다.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실험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핵 실험 외에 ‘전선의 문제’를 언급한 점에 비춰 핵실험과 병행해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비롯,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등 공격 원점이 잘 노출되지 않는 4세대 전쟁 형태의 성동격서(聲東擊西)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에 대비해 감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