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檢, 세월호 참사 ‘얽히고설킨 罪狀’ 철저히 밝혀내야

세월호 참사의 죄상(罪狀)은 4중으로 겹쳐 있다. 제1선은 기본적 책무는 물론 인륜마저 저버린 선장과 선원들, 제2선은 이를 조장한 선사(船社), 제3선은 운항관리와 안전을 관리·감독하는 기관들, 제4선은 해양경찰청과 해양수산부·안전행정부 등 정부다. 이들은 서로 ‘악(惡)의 고리’를 이루며 얽히고설켜 있기도 하다. 사정기관들이 악의 실체를 파헤치러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도 21일 “책임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민·형사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다잡았다.

검찰은 목포, 인천 및 부산을 3대 거점으로 직접적 사고 원인에서 해운업계 전반의 불법에 이르기까지 수사를 입체화하고 있다. 김진태 총장은 22일 “사고 원인과 해운회사 외에 총체적인 해운 비리를 검사들이 생명을 걸고 수사해야 한다”면서 “사고와 관련된 모든 점에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의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19일 이준석 선장과 3급 항해사, 조타수 등 3명을 구속한 데 이어 이날 1·2급 항해사와 기관장 등 4명을 추가 구속했다. 승객의 믿음을 저버리고 먼저 탈주한 선박직 전원이 앞으로 차례차례 단죄선에 오를 것이다. 이들은 ‘승객을 구하기 위해 구명정을 펴려 해도 배가 기울어 몸조차 가누기 어려웠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그들이 해경 구조선에 무사히 오르는 장면 뒤로 정작 구조대원이 구명정 분리를 위해 바삐 오가는 장면을 담은 사진 몇 장이 새빨간 거짓말임을 말해준다. 수사본부는 이 선장을 살인죄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미필적 고의’ 입증이 관건이다. 사실관계를 파헤쳐 살인죄를 주위적 청구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도주죄 등을 예비적 청구로 나눠 법원 판단을 구하기 바란다.

인천지검과 부산지검의 특별수사팀은 세월호 감독기관을 비롯, 해운업계의 구조적 비리를 좇고 있다.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일가에 대해선 횡령·배임·탈세·국외재산 도피·강요·뇌물 공여 등 6가지 혐의를 검토중이다. 국세청, 금융감독원, 관세청도 선사와 선주 일가에 대해 각각 세무조사, 불법 외국환거래 혐의, 해외무역 및 자본거래 흐름을 본격 조사 중이라고 한다.

‘세월호 눈물’이 마를 리 없다. 희생자와 남은 가족을 위해, 대한민국을 ‘사필귀정(事必歸正), 불법필벌(不法必罰)의 나라’로 일으켜세우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정치(精緻)한 수사, 그것이 검찰이 흘려야 할 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