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협의 요구 안한 외교부

외교부의 소극 대응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5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해 헌법까지 개정할 방침을 밝혔지만 정부가 그 어떤 적극적인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내용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반도와 주변을 포연으로 몰고갈 수도 있는 정세 변화에 외교부가 너무 수세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16일 일고 있다.

실제로 외교부는 아베 총리의 발표 내용에 대해 사전에 일본 정부로부터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전문가들은 “역사퇴행적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거듭나면서 야기될 수 있는 한반도 유사시 개입 가능성 등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가 충분한 사전 협의도 요구하지 않은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를 놓고 우려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정부가 사전에 일본에 대해 분명한 설명과 태도를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이 한국이나 중국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투명성을 가져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지만 일본과는 역사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 일본의 최근 평화주의 제창 등 각종 행보에 대해 그 저의가 무엇인지,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진행하려 하는 것인지 명확한 설명과 행동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15일까지도 “내용에 대해 사전 설명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외교부는 아베 총리의 발표 이후 “한국의 동의가 없는 한 결코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을 재차 분명히 하고자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