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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북팀장의 북레터 게재 일자 : 2014년 05월 23일(金)
삶의 성찰과 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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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 미래가 있는지

비관적입니다.”

한국 단행본 출판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출판사 대표가

이렇게 말할 정도이니 현장에서

느끼는 책의 미래가 얼마나 암울한지

짐작됩니다. 나오는 출판 통계마다

매출감소나 독서량 하락을

재증명하고, 만나는 출판인마다 “매년

단군 이래 최악이었지만 올해는 진짜

최악”이라니 자괴적 진단이

이해됩니다. 그는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출판은 콘텐츠 제공자로

영원하다고 믿어왔는데, 우리 사회는

출판을 ‘콘텐츠 제공자’가 아니라

그저 저자와 서점을 잇는 ‘대체될 수

있는 제작자’로 본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세월호 참사로 출판은 더욱

가라앉았습니다.

한 편집자는 “어떤

일이 벌어지면

약한 부분부터

영향을 받는데,

그게 출판”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삶과 현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며, 또

그렇게 되어야

하며 그 중심엔 책이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현재, 우리 삶을

돌아보는 책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책이 계약, 번역, 편집, 교정 등 긴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기에 이번주

나온 책들이 사회적 요구에 대한

즉각적 결과는 아니겠지요. 하지만

출간 일정 조정 등은 이뤄졌을

겁니다. 이번주에 나온 책들만 봐도,

북리뷰 2면 톱기사로 쓴 ‘사회를

바꾸려면’(동아시아)은 사회 변화를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행동하라고

조언하고, 프랑스 철학자

세르주 라투슈의

‘탈성장사회’(오래된 생각)는

성장한다고 행복하지 않다며 공정한

방법으로 파이를 나누는 것에

집중하자고 말합니다. 일본의 대표적

지성 우치다 타츠루(內田樹)와

오타쿠 출신의 비평가 오카다

도시오(岡田斗司夫)의 대담집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메멘토)은

고립과 무기력을 넘는 확장형 가족과

약자들의 상호부조 공동체를 제안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현대자본주의에서 고도화되는

‘자신을 재발명하라’는 메커니즘을

분석한 이탈리아 경제학자

크리스티안 마라찌의 고전 ‘자본과

정동’(갈무리)도 출간됐습니다. 분석

지점도, 지향도 다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지한 성찰로 이 시대

사람(독자)들과 함께 해답을

모색한다는 것입니다.

연이어 나오는 이런 책들을

보면서 출판의 미래는

비관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가 ‘최고 선이자 목적’인

시대에 지치지 않고, 묵묵히 성찰의

결과들을 내놓고, 모두가 대박을

꿈꾸는 시대에 (물론 출판사도

베스트셀러를 원하지만) 결코 잘

팔리지 않을 것을 알면서, 필요한

독자에게 가닿기를 원하니 말입니다.

가볍게 대체될 수 있는 제작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mail 최현미 기자 / 문화부 / 부장 최현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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