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도피계획 주도 최측근 의대교수 체포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을 추적 중인 검찰이 유 전 회장의 도피 계획을 세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종교 지도자급 인사를 체포하는 등 추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6일 오후 11시쯤 이재옥(49)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을 경기 안성시 공도읍 자택 근처에서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26일 이 이사장의 자택과 아주대 의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구원파 내 종교 지도자급인 이 이사장이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주도적으로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이사장은 구원파 내 상위서열자로서 유 전 회장의 도피 또는 은신 계획을 짜는 등 구원파 내 강경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재단 돈으로 유 전 회장의 사진을 비싸게 구입하는 등 배임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과 경찰은 유 전 회장이 구원파 소유 순천 송치재휴게소에서 1주일간 머물다 최근 구례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이 일대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순천까지 도피하는 데 동행한 신모(33) 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오늘 중 결정할 예정이다.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지난 25일 체포된 모래알디자인 설계사 한모(49) 씨 등 구원파 신도 4명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진행된다.

한편,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구원파 측이 유 전 회장을 조속히 출석시키지 않고 금수원에 모인 신도들을 자진해산시키지 않으면 수사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유 전 회장 등 범인도피 등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관용없이 엄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 = 정유진 기자 yoo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