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우 ‘합종연횡’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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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선거에서 약진한 극우 정당들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프랑스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사진) 당수는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극우정당들로 구성된 “새로운 정치그룹(원내교섭단체)이 수 주 내에 출범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벨기에의 플레미시이익당(VB), 네덜란드 자유당, 오스트리아 자유당, 이탈리아 북부동맹 등 5개 극우 정당 당수들이 참석했다. 유럽의회 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7개국에서 25명 이상의 의원이 참여해야 하는데, 아직은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 르펜 당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국 극우 정당 영국독립당의 나이젤 파라지 당수와 손잡기 위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펜과 파라지는 유럽의회 선거가 치러지기 이전에 연합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영국독립당은 오는 6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7대 유럽의회에서 유럽자유민주(EFD) 그룹 멤버로 활동했다.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의회 내 약 20개의 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을 수 있는자격이 주어진다. 위원장이 되면 각종 정책과 어젠다 설정 과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한편 차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직을 둘러싼 28개 회원국들 간의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EU 정상들로 이뤄진 EU이사회는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의장을 지명하며, 지명된 후보는 최종적으로 의회에서 과반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현재는 의회선거에서 1위 자리를 수성한 유럽국민당그룹(EPP)의 장 클로드 융커 후보가 가장 유력하다. 융커는 최장수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 의장과 룩셈부르크 총리를 지냈다.

그러나 전통적인 EU 통합주의자라는 이유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프레데릭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