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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4년 06월 02일(月)
‘협동조합형 금융기관’ 설립해 자금조달 통로 넓혀야
(2) 사회적 금융시장 활성화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지난해 11월 25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주최로 열린 ‘사회적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포럼’에서 사회적기업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제공
사회적기업이 민간은행에서 사업자금을 조달하려는 경우 ‘기업정관을 바꾸면 가능할 것 같다’는 대답을 듣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업수익의 상당분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정관이 있는 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은행 입장에서 이윤을 사업에 재투자하는 대신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에 돈을 빌려주기는 쉽지 않다. 사회적경제 조직은 이렇듯 영리기업과 태생부터가 다른 탓에 사업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사회투자가 낸 ‘사회적경제조직 자금수요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경제조직의 자금조달 방법은 특수관계인 차입이나 공공지원이 대부분이다. 금융기관 대출은 27.1%에 불과했다. 국회가 추진 중인 사회적경제기본법이 사회적경제 금융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사회적경제 조직이 공공지원 없이 스스로 자립하면서 발전하려면 활발한 투자유치가 필수적이다. 2000년대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동력은 1996년 코스닥 개장이었다. 코스닥장을 통해 중소·벤처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고, 정보기술(IT) 산업이 꽃을 피웠다. 사회적경제 조직 역시 이윤창출을 해야 하는 기업인 만큼 자금조달은 생존과 발전의 필수 요소다.

◆사회적경제 금융시장의 중요성= 정치권도 이런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새누리당이 지난 5월 1일 발의한 사회적경제 기본법안은 제6조 사회적경제 발전 기본계획 수립 부분에 ‘사회적경제 자본시장 조성 및 사회적경제 발전기금 운영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개인이나 법인, 단체, 정부 등이 출연하는 돈을 사회적경제 발전 기금으로 만들고, 이를 사회적경제 자본시장 조성과 투자에 사용하도록 했다. 사회적경제 금융시장 조성의 대체적인 틀은 갖춘 셈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법안은 기금 조성 방법과 운영 방안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데 반해 사회적경제 금융시장에 대한 정의와 논의는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활한 금융조달이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의 핵심 키워드인 만큼 사회적경제 금융시장 조성 대책이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해외 사회적경제 금융기관= 사회적경제 관련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사회적경제 조직과 협력할 수 있는 금융 협동조합을 양성하고, 사회적경제 지원 금융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스페인 몬드라곤 공동체의 노동인민금고,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협동단지의 협동신용은행, 캐나다 퀘백주의 데자르뎅 협동조합 금융기관 등은 사회적경제 발전의 주춧돌이 됐다. 유럽 전역에 있는 3874개의 협동조합 금융기관에 참여하는 조합원 수는 5000만 명이 넘는다. 조합원들의 필요에 따라 사회적인 가치로 움직이는 이 금융기관들 덕에 유럽의 사회적경제는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

◆사회적경제 금융시장 조성의 현실적 방안= 사회적경제가 정착되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농업협동조합과 신용협동조합 등 기존 협동조합 금융기관을 활용할 수 있다. 농협과 신협은 성공한 사회적경제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운영된다는 협동조합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민간 금융기관에 비해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사회적경제 현장에서는 협동조합형 금융기관들이 사회적경제 금융시장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회적경제 기본법이 협동조합형 금융기관과 사회적경제 조직이 협력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회적경제 조직 평가지표 개발= 한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한국사회투자재단, SK행복나눔재단은 사회적경제 조직에 대한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지표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영리기업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능을 한다. 이는 금융 투자와 정부 조달 등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최혁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경영본부장은 “영리기업과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돌아가는 만큼 금융기관 등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도 달라야 한다”며 “지난해와 올해는 사회적경제 조직에 대한 가치측정시스템을 개발하고 내년에는 이 시스템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지배구조, 윤리경영, 지속가능성, 추구하는 사회가치의 중요도 등 10개 영역군에서 547개의 지표를 개발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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