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영양학자 김갑영의 우리 음식 이야기-어만두(魚饅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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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는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전래된 음식이다. 밀가루 반죽 안에 소를 넣고 먹기 좋은 형태로 빚어 찌는 것으로 처음에는 상화라고 하였다. 만두라는 명칭은 영접도감의궤(1643년)에 처음 나오며 중국에서 온 사신을 대접하기 위하여 특별히 만들었고, 궁중잔치음식에 종종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재료와 다른 방식으로 만두를 만들어 먹었는데 그중에 어만두(魚饅頭)가 있다.

어만두는 서울지역 반가음식 중 하나이며 수라상에도 오른 귀한 음식이다. 어만두는 일반 만두와 달리 밀가루로 만두피(皮)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민어, 숭어, 준치 등 흰살생선을 얇고 넓게 생선포로 떠서 만두피를 만들고 그 만두피 안에 소를 넣는다. 어만두는 생선포를 쪘을 때 살이 부스러지지 않게 최대한 얇게 떠야 하므로 손이 많이 가고 만들기가 까다롭다.

조선시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는 ‘고기(생선)를 아주 얇게 저미고, 소는 석이·표고·송이버섯과 꿩고기, 백자(잣) 등을 한 곳에 넣고 짓두드려 간장기름에 볶아 그 고기(포를 뜬 생선)에 넣는다. 녹두가루를 만들어 살짝 묻혀 만두같이 삶아서 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어만두에는 민어가 많이 사용된다. 민어는 맛이 산뜻하고 담백하며 산란기를 앞둔 여름철에 가장 맛이 좋다. 민어는 식욕을 촉진시키고 소화 흡수가 잘 되며 이뇨작용을 돕기도 한다.

또 어만두의 하나인 준치만두는 오월단옷날 절기음식으로 이 때가 가장 준치맛이 좋은 때이다. 준치는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이 좋으나 잔가시가 많은 것이 흠이다. 준치의 가시를 제거하는 법으로는 준치를 찜통에 넣어 찐 후 가시가 없도록 살을 발라 다져서 사용한다. ‘규합총서’나 ‘증보산림경제’에는 준치 가시를 제거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어만두 만드는 법을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생선은 포를 넓고 얇게 떠서 펴 놓고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둔다. 쇠고기는 곱게 다지고 표고·목이버섯을 불려서 손질하여 다져 함께 넣고 고기 양념으로 볶아서 식힌다. 오이는 가늘게 채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찬물에 헹구어 꼭 짜서 살짝 볶아 식힌다. 준비한 재료를 섞어서 만두소를 준비한다.

흰살생선을 평평한 도마 위에 놓고 한 면에 전분을 묻히고, 만두소를 한 큰 술 떠 넣고 반으로 접어서 붙이고 송편 모양으로 가장자리를 가위로 도려낸 후 다시 표면에 전분을 묻힌다. 끓는 물에 만두를 하나씩 넣어 떠오르면 건져서 채반에 놓고 찬물을 끼얹는다. 찜통에서 쪄내도 된다.

공주대학교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