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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4년 06월 10일(火)
다시 발견한 프랑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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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국제부장

프랑스라는 나라는 프랑수아 올랑드 체제 출범 후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이나 존재감이 미미한 나라로 비쳐져왔다. 17년 만에 집권한 사회당 정권이지만, 야심차게 내세운 좌파공약은 정권 출범 2년이 지나면서 휴지조각이 됐고 올랑드 대통령은 잇따른 여성 스캔들의 우유부단한 주인공 정도로 그려져온 게 그간의 일이다. 그런데 지난 5∼7일 파리에서 열린 세계여성지도자회의(GSW·Global Summit of Wemen)에서 프랑스 측 인사들을 만나보니 이런 선입관이 편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랑드 정부는 유럽 어느나라보다 양성평등 정책과 여성친화적 환경 조성으로 프랑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을 참석자들의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뉘엘 발스 총리는 5일 GSW 개막 연설에서 “경제 위기 속에서도 일터에서 양성평등이 확장되도록 하는 데 최우선을 두고 있다”면서 “여성을 가정에 머물게 하는 편견과 지속적으로 싸우고 있는데 이것이 프랑스 경제를 살리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도 “파리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살고, 거주 여성의 30%는 싱글맘인데 어린이를 키우며 일을 해나가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펴고 있다”면서 “파리의 여성친화적인 환경이 파리를 글로벌 정보기술(IT)의 수도이자 신경제의 중심지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 여성 파리시장이다. 이런 정책 덕분인지 지난해 프랑스의 출산율은 2.1로 유럽 최고를 기록했다.

올랑드 내각은 남녀 비율을 50 대 50으로 하면서 성평등에 관한 한 초일류 정부라는 점을 각인시켰고, 이같은 양성평등 인사는 프랑스 주요 기업들에도 파급되고 있다. 거대 투자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은 이사회 멤버의 40%가 여성이며, 항공우주 장비업체인 사프란의 경우 이사회 멤버 15명 중 5명이 여성이다. 물론 프랑스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은 16%로 추락해 개혁의 동력이 상실되고 있고, 실업률도 10.3%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SW에서 만난 프랑스 여성들은 활기가 넘쳤고 미래에 대해서도 낙관적이었다. 여성친화적인 정책이 프랑스의 신성장 기반이 될 것이란 점에 대해 강한 믿음이 있는 듯했다.

유럽의 메가 트렌드 브리핑에 나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측 인사는 “서비스 기반 경제에서 여성은 경제성장의 근원이고, OECD 회원국에서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원은 바로 여성”이라고 말했다. 여성은 개발되지 않은 자원인 만큼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먼저 구축하는 나라가 인터넷 및 지식기반산업에 뿌리를 둔 21세기형 경제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세계 각국이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 시대를 주목을 하고 있지만 여성친화적 사회 인프라 구축은 아직 멀었다. 출산율은 1.18로 OECD 회원국 중 꼴찌이고 정부와 기업에서의 고위직 여성 비중은 후진국 수준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비록 프랑스 안팎에서 가십거리로 전락했다 해도 여성을 경제성장의 잠재 동력으로 설정한 프랑스 정부와 기업의 방향성만큼은 옳다. 이것이 바로 프랑스의 미래를 낙관하게 만드는 프랑스의 힘이다.

파리 = muse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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