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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6월 13일(金)
위기속 권력 누린 獨 첫 여성총리의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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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메르켈의 시대 /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지음, 배명자 옮김 / 책담

통일 독일이 선택한 최초의 여성 총리,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 앙겔라 메르켈. 지난해 3선에 성공해 9년째 독일 총리직을 맡고 있는 그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지도자로 우뚝 섰다. 타임지와 포브스는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했다. 특히 포브스는 올해까지 여덟 차례 그를 1위로 꼽았다. 메르켈은 대적할 인물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당을 장악했고,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 속에서 변함없이 충직하고 성실한 장관들과 내각을 이끌고 있다. 또 연정 파트너를 길들여 사회를 흔들 정부정책을 최소한으로 통제하고, 특유의 뚝심으로 야당을 괴롭히며 대중으로부터 존경 받고 있다.

독일 진보 매체 ‘쥐드도이체 차이퉁’의 외교정치보도국장인 저자는 이 책에 함부르크에서 개신교 목사의 딸로 태어나 동독으로 이주하고, 라이프치히 카를마르크스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후 정치에 입문, 권력의 정점에 도달한 메르켈의 인생 여정을 세세하게 풀어냈다. 이 책에 따르면 메르켈은 독특한 인생을 살아왔다. 그는 구 동독의 편협한 체제 속에서도 정신적 개방성을 잃지 않은 부모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세계에 대한 관심이 깨어있었다. 젊은 시절에는 배낭을 메고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를 여행하며 사회주의의 쇠락을 경험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자유를 갈망했다.

메르켈은 침묵을 좋아하고, 스스로 침묵한다. 책에는 지난 2005년 독일연방의회선거 하루 전날 메르켈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임 총리가 벌인 TV토론 장면이 나와 있다. 당시 슈뢰더가 “사회민주당이 있는 한 메르켈은 총리가 될 수 없다”고 큰소리 칠 때 메르켈은 침묵했다.

메르켈은 실패한 토론이라는 악평을 받았지만 이 토론으로 인해 기독민주연합은 똘똘 뭉쳐 메르켈 뒤로 집합했고, 결국 메르켈이 총리가 될 수 있었다. 이 책은 위기의 시대는 곧 메르켈의 시대라고 주장한다. 다방면의 존재론적 위기가 독일과 유럽 정치를 강타하지 않았더라면 메르켈과 독일은 막강한 권력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서문에 “자연과학자로서 메르켈은 우연의 힘을 믿지 않는다”며 “그래서 정치에 자연적인 상태가 없다는 것을 잘 안다”고 썼다. 그는 또 “메르켈은 모든 가능한 체제 중에서 민주주의가 단연 최고의 전제조건을 갖췄다고 확신한다”며 “한국 독자들도 이 책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많은 영감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책의 독일어판은 지난해 3월 발간됐고, 9월에는 영어판이 나왔다. 영어판은 메르켈 총리실의 허가를 얻어 ‘공인 전기’로 출간됐다. 독일어판을 번역한 한국어판도 저자로부터 공인 전기 승인을 받았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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